美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연체율 사상 최고치

미국에서 신용 점수가 낮은 차주에게 적용되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자의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임금 상승률이 정체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차량 할부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제공=포드자동차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피치레이팅스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중 60일 이상 연체된 비율이 6%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점수 650 이하인 신규 자동차 구매자 비율이 약 14%를 기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조엘 스캘리 경제정책 고문은 “이들은 자산 가격 상승과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예산을 최대한 늘려 구매를 감당한 차주들”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신차 가격은 수년간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월평균 할부금은 750달러를 넘어섰고 대출과 리스의 약 20%가 월 1000달러를 초과한다.

경제학자들은 연체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이후 차량 가격이 급등하고 인센티브가 축소하면서 소비자들이 부담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저소득 가구 사이에서 중고차를 구입하거나 장기 할부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지난달에는 대출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일부 서브프라임 차주들의 압박이 부각됐다. 파산 당시 이 회사는 10만건의 미상환 대출을 보유 중이었고 은행 거래 관련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 일부 분석가들은 트라이컬러의 파산이 신용 접근성이 제한된 불법 체류자를 비롯한 일부 소비자들의 재정적 압박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레이팅스는 최근 강력한 이민 단속을 이유로 신용 기록이 거의 없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자동차 대출 펀드에 대해 경고했다. 반면 트라이컬러 파산이 특수한 사례이며 업계 전반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업체 경영진들은 높은 가격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다 저렴한 차량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로 제조사들은 높은 수익성 때문에 트럭과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호한다.

포드는 지난달 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저금리에 미판매 F-150 픽업트럭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 대변인은 자사 기준 고위험 고객에게 제공된 대출이 회사 포트폴리오의 3~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 부문의 경우 올해 신용점수가 620 이하인 고객에게 제공된 대출의 비중이 12%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브프라임 금융사 컨슈머포트폴리오서비스의 마이클 라빈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고객들은 제한을 받고 압박을 받고 있다”며 올해 대출 규모를 축소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미상환 대출 중 압류된 금액은 올 2분기에 약 9800만달러를 기록해 2022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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