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약국 관리 기준은 공백…위반 의심은 지속
복약지도·감독 책임 기준 불명확…광주, 행정·기업 동시 압박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위반 의심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별도로 규율할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단일 유형 약국 체계가 유지되는 사이 관리 기준 공백 속에서 대형 유통시설 내 창고형 모델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약국가에 따르면 창고형약국에는 제품 재포장 진열과 선물 포장·무료배송 안내 등 판매 방식 전반에서 약사법 및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됐고, 건축법 위반 사항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은 판매 행위를 넘어 시설·운영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입장은 현행 법령에 따른 관리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창고형 약국에 특화된 별도 운영 가이드라인이나 관리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지부가 보건복지부·지자체에 전달한 질의응답 답변을 종합하면, 현행 약사법은 약국을 단일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창고형 약국을 별도로 정의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량 진열이나 자유선택형 판매 구조를 직접 규율하는 명시적 규정도 없다. 판매 방식만으로 위법 여부를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반복됐다.
지자체 역시 창고형 약국을 별도 유형으로 분류하지 않고, 일반 약국과 동일하게 약사법상 관리의무와 준수사항을 적용해 지도·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적, 소비자 동선, 진열 방식, 약사 인력 배치 구조 등 운영 특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은 제도화돼 있지 않으며, 개설 단계에서의 별도 사전 협의 의무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광주지부는 동일 기준 적용의 실효성에 대해 재질의에 나섰다. 창고형 약국의 예상 방문객 수와 판매 규모를 고려할 때 약사 1인당 실질적인 복약지도 가능 인원에 대한 행정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자유선택 진열 구조에서 동일 성분·유사 효능 의약품의 중복 구매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을 질의했다.
고령자·청소년 등 취약계층의 약물 상호작용 확인 체계와 복약지도 이행 여부에 대한 감독·점검 기준 존재 여부도 포함됐다.
행정 책임 범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창고형 구조에서 오남용 또는 부작용 사례가 발생할 경우 감독 책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별도 운영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동일 기준 적용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행정적 검토 자료가 있는지도 확인을 요청했다.
광주지부는 행정기관 질의와 별도로, 광주 상무지구 롯데마트 맥스 내 창고형 약국 입점 계획과 관련해 본사 의사결정 책임자와의 2차 간담회를 공식 요청했다.
정부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들어, 제도 정비 이전 단계에서 대형 유통시설이 해당 모델을 확산하는 것은 규제 불확실성과 경영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입점 계획의 잠정 보류와 지역사회 의견 수렴 절차 마련을 요청했다.
결국 제도상 창고형 약국은 구분되지 않은 약국이다. 매장 규모와 운영 구조가 달라져도 법적으로는 동일한 범주에 놓인다. 유형이 정의돼 있지 않으니, 그에 맞춘 관리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약사사회는 이를 단순 업태 논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약국은 의약품 안전관리의 최종 접점이기 때문이다. 약사 관계자는 "(약국) 운영 구조가 달라진다면 복약지도 환경과 약사 개입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 매장에서 자유 진열과 자율 선택 비중이 높아질수록 약사의 정보 제공과 관리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구조와 판매 환경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의약품이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의 차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관리 기준이 정비되기 전 대형 유통시설 내 창고형 약국 확산이 지역 보건 체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점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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