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나면 우리는 뒤늦게 그 사람의 본성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후회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악한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친절하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마음을 내어준다. 이어령 선생이 평생 이야기했던 인간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따라가 보면 조심해야 할 사람은 말보다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 먼저 드러난다.

3위. 사람에 따라 말과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친절하지만 만만한 사람에게는 쉽게 무례해지는 사람이 있다. 힘 있는 사람의 말에는 곧바로 맞장구치면서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험담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 관계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계산하는 일이 되기 쉽다.
오늘 내 앞에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한다면 언젠가 이해관계가 달라졌을 때 나 역시 같은 자리에 놓일 수 있다. 사람을 볼 때는 나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보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2위. 남의 약점을 지나치게 빨리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처음 만났는데도 가족 문제와 돈 이야기, 부부 관계처럼 깊은 사정을 계속 묻는 사람이 있다. "나한테는 편하게 말해도 돼"라며 자신의 비밀까지 먼저 털어놓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열게 된다.
문제는 그렇게 알게 된 이야기가 관계가 틀어진 순간 무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진짜 가까운 사람은 상대의 마음을 억지로 열려고 하지 않는다.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알게 된 약점은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1위. 받을 때는 인연을 말하고 줄 때는 계산하는 사람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평소 입버릇처럼 "우리가 남이냐", "사람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이 희생해야 할 순간에는 정확하게 손익을 따지는 사람이다. 힘들 때는 우정을 이야기하며 도움을 부탁하지만 내가 어려워지면 갑자기 사정이 생긴다.
내가 가진 시간과 돈, 인맥이 필요할 때는 가까운 사람이었다가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어지면 관계의 온도부터 달라진다. 이런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함께 살아가는 인연이 아니라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자원이 되기 쉽다. 뒤통수를 치는 사람의 가장 무서운 특징은 배신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람보다 자신이 얻을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데 있다.

이어령 선생이 바라본 인간은 홀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고 손을 내밀며 살아가는 존재에 가까웠다. 그래서 좋은 관계에는 일방적인 소유도 이용도 아닌 서로를 향한 마음이 필요하다.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먼저 보는 사람보다 내가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순간에도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 결국 오래 남겨야 할 인연은 화려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쓸모가 사라진 뒤에도 나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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