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손준호 "中 공안이 가족 협박해 거짓 자백" 억울함 토로

이상완 기자 2024. 9. 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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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으로부터 승부조작에 연루 혐의를 받아온 손준호(32·수원FC)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손준호는 "중국 경찰이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네 아내를 외교부를 통해 체포해 이 구치소로 잡아 와서 같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겁을 줬다"고 중국 당국의 협박이 있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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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뉴스] 이상완 기자 =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부조작에 연루 혐의를 받아온 손준호(32·수원FC)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 내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과 관련해 반박 해명 설명했다.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며 말문을 연 손준호는 "처음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 당황스러웠고 너무나 큰 쇼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족들 앞에서 체포가 됐기 때문"이라며 "그런 부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홍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가 공안에 연행됐다.

이후 손준호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중국 당국이 적용한 혐의죄는 자신의 직무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다.

손준호의 경우 승부 조작 가담 혐의 또는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불법 수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본 것이다.

손준호는 "공안이 나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번역해서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한다고 했다. 그때 당시 무슨 말인가 했고 어이가 없었다"면서 "한국말을 잘하시지도 못하는 통역분이 오셔서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을 때 다시 한번 당황스러웠다"고 당시 체포 당했을 때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죄를 짓지 않았다고 결백하다고 했다. 경찰 통역은 큰 일이 아니라며 변호사까지 필요 없다고 해서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다가 어디로 끌고 갔고, 구치소에 도착해 조사가 시작됐다"고 했다.

손준호는 "중국 경찰이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네 아내를 외교부를 통해 체포해 이 구치소로 잡아 와서 같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겁을 줬다"고 중국 당국의 협박이 있었음을 전했다.

조사 당시 공안은 손준호의 자녀들을 볼모로 잡고 혐의를 인정할 경우 보석도 가능하다는 식의 강요 회유 압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손준호는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치소에 가고 3주 후에 변호사와 접견을 했지만 '내가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손준호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인정한 혐의에 대해 진술을 번복했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손준호는 "그러던 어느 날 단기간에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다. 당시 변호사와 영사님 접견이 매주 미뤄지는 상황이어서 빠르게 상의한 후 집에 돌아갈 방법을 강구하게 됐다"며 "재판이 있기 전, 판사와 고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어떤 식으로라도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선수 자격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당시 판사는 손준호에게 팀 동료였던 김경도에게 20만 위안(약 3천765만 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시켜주겠다는 재판 거래를 제안했고, 손준호는 처음에는 제안을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받아들여 석방될 수 있었다.

손준호는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이 내용을 나가서 발설 시 큰 문제 삼아 축구를 더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후 형식적인 재판 이후 석방됐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국민 여러분뿐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나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손준호는 지난 3월 석방된 후 K5리그 건융FC에서 뛰다가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사안과 관련해 관련 자료 서류를 요청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STN뉴스=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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