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킬로 탔는데…” 현대차에 분노한 미국 소비자들, 무슨 일일까?

엔진 내부 파편 순환으로 손상 발생
8만 마일 미만 파손, NHTSA 판단에 이의 제기
예고 없는 동력 상실, 은폐 의혹에 집단 소송

현대차 2018년형 싼타페 SE 소유주인 미국 캘리포니아의 제이슨, 앨리슨 번즈 부부가 현대차를 상대로 새로운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북미 시장에서 엔진 결함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송의 핵심은 해당 차량에 탑재된 3.3리터 람다 II GDI V6 엔진의 치명적인 설계 결함이다.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이 부부는 자신들의 차량 엔진이 불과 80,000마일(약 12만 8천km) 미만 주행 상태에서 갑자기 멈추고 엔진 블록에 구멍이 뚫리는 완전 정지(catastrophic failure) 고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상적인 자동차 엔진의 기대 수명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짧은 거리로, 엔진 내구성 문제에 대해 현대차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사건이다.

결함 개요 및 소송 범위: 람다 II 엔진의 치명적 결함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이번 집단 소송의 핵심은 2013년~2019년형 싼타페 중 특정 모델에 장착된 3.3리터 람다 II GDI V6 엔진의 설계 결함이다. 원고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엔진은 내부의 설계 결함으로 인해 베어링이 과도하게 마모되고, 이 마모된 금속 파편이 엔진 오일을 통해 순환하며 엔진 회전 부품 전체를 파괴하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이러한 내부 파괴가 누적되어 엔진 블록에 구멍이 뚫리는 ‘블록 관통(block penetrations)’ 현상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기름 누유, 화재 위험, 그리고 운전 중 예고 없는 시동 꺼짐 및 동력 완전 상실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원고는 차량에서 “쾅”하는 큰 소음과 연기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이 소송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번즈 부부가 대표 원고로 나섰으며, 피고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미국 판매 법인이다. 이 소송은 집단 소송(Class Action Lawsuit) 형태로, 해당 엔진이 장착된 차량 소유주 전체를 잠재적 원고로 포함하고 있다. 소송의 목적은 해당 결함에 영향받은 차량 소유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결함 엔진의 무상 수리 또는 교체, 그리고 현대차의 결함 은폐 의혹을 규명하고 책임 추궁하는 데 있다.

결함의 심각성 분석: 8만 마일은 엔진의 ‘한창 일할 나이’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소송의 핵심 쟁점은 엔진이 파손된 주행거리 80,000마일(약 12만 8천km)이 결코 긴 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 엔진은 정기적인 유지보수만 잘 이루어진다면 최소 20만~30만 마일(약 32만~48만km) 이상의 수명을 기대하도록 설계된다. 심지어 내구성이 좋은 SUV는 40만 마일 이상 주행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8만 마일은 엔진의 ‘한창 일할 나이’로 간주하며, 이 시점에서 엔진이 치명적으로 파손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노후화가 아닌 명백한 설계 및 제조 결함의 증거로 취급된다. 번즈 부부는 자신들의 차량이 8만 마일도 채 되지 않아 엔진이 완전히 파손된 사실을 강조하며, 이는 정상적인 마모로 인한 고장이 아니라 제조사의 책임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주행거리 쟁점: 고마일리지 차량만 문제?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이번 소송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주행거리 관련 논란이다. 과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유사한 엔진 결함 문제에 대해 주로 ‘고마일리지(High Mileage) 차량에 국한된 문제’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번즈 부부의 차량은 주행거리 8만 마일 미만에서 고장이 발생하여, 이 결함이 고마일리지 차량에만 국한된다는 이전의 판단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8만 마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주행거리에서 예고 없이 엔진이 멈춘다는 것은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고속도로 주행 시 탑승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다. 원고 측은 이 점을 부각하며 현대차가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리콜을 발행하거나 소비자에게 위험을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보증 수리를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책임 문제: 은폐 의혹과 신뢰도 타격
사진 출처 = ‘현대자동차’

2018년형 차량이 출시된 지 7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8만 마일 주행 후 엔진이 완전히 파손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심각한 결함이다. 이러한 중대한 결함은 해당 제조사의 전반적인 품질 관리와 소비자 안전에 대한 인식에 큰 타격을 준다.

이번 소송은 기존에 진행되었던 세타 II 엔진 관련 합의와는 별개로 람다 II 엔진의 특정 결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대차가 특정 싼타페 모델을 기존 리콜 대상에서 부당하게 제외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그 중요성이 크다. 현대차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 책임 있는 사후 대응이라는 중요한 시험대에 다시 한번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