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베일, 후반 37분 동점골… 웨일스·미국 1대1 무승부
가레스 베일은 경기 내내 맥을 못췄다. 몸이 무거운 듯 특유의 전력 질주도 하지 못했다. 전반 36분 미국에 골을 허용하자 베일은 특유의 꽁지머리를 다시 질끈 묶었을 뿐, 후반 중반이 될 때까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건 0-1로 끌려가던 경기 막판. 후반 37분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고는 본인에게 달려오는 상대 수비를 보고 노련하게 뒤로 돌아 백태클을 당했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베일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망설임 없이 공을 오른쪽으로 꽂아 넣었다.
베일이 경기 막판 골을 넣으면서 웨일스는 22일 미국과의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거뒀다. 관중석 한켠에서 미국 팬들의 응원을 보고만 있던 팬들은 경기 막판 베일이 골을 넣자 기사회생했다. 베일이 이들 앞으로 달려가 포효하자 붉은색 웨일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열광해 마지 않았다.
베일은 할머니가 잉글랜드 출신인 탓에 잉글랜드 대표팀 제의를 수차례 받았다. 하지만 베일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잉글랜드에서 수많은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었지만, 웨일스에 남았다. 평소 베일은 ‘가장 중요한 것은 웨일스’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깊은 애국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베일이 대표팀에서 꽃 피운 건 2016년이었다. 당시 웨일스를 첫 유로 본선에 끌어올렸고, 기대 이상의 성적인 4강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어 올해엔 64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웨일스는 1958년 당시 조별리그에서 3무로 8강에 진출했지만, 17세 펠레에게 일격을 당하며 브라질에 0대1로 패하며 탈락했다.
베일의 웨일스는 잉글랜드에 2대6으로 1차전에서 대패한 이란과의 25일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월드컵 첫 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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