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하나만”…‘배민 온리’로 웃는 건 누구? [배달앱]②

허효진 2026. 5.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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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얼마나 자주 이용하시나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배달 플랫폼, 우리가 배달에 쓰는 돈이 한 달에 3조 원이 넘습니다. 한 사람당 5번 이상 배달앱을 이용하고, 음식 12만 원어치를 주문합니다. (와이즈앱리테일, 2026년 3월 기준)

이젠 배달앱 없는 세상,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도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무료 배달, 할인 쿠폰 등 각종 마케팅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정말로 혜택을 보고 있는 걸까요?

■ "3개월 더"…배달앱 하나만 강제하는 '배민 온리' 실험

BBQ, BHC, 교촌 등이 있기 전에 이 땅에는 '처갓집양념치킨'이 있었습니다. 무려 40년이 훌쩍 넘은 치킨 명가입니다. 그특유의 양념 맛 때문에 아직도 찾는 사람이 꾸준합니다.

그런데 요즘 이 '처갓집양념치킨'을 배달시키려면 사실상 배달의민족에서만 가능합니다. 배달의민족과 '처갓집양념치킨'을 운영하는 한국153이 지난 2월, 배민에서만 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배민 온리' 협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첫 3개월에 이어 최근 협약을 3개월 다시 연장했습니다.

'배민 온리'는 처갓집양념치킨을 배민에 단독 입점시키는 대신 중개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절반 이상 낮춰주는 협약입니다. 첫 3개월은 가맹점 1,200곳 가운데 90% 넘게 동의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도 되지 않아 일부 가맹점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배달앱을 하나만 강제한 데 따라 나머지 앱에서 오는 수익을 그대로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갓집양념치킨 점주협의회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월 매출 5,000만 원을 기준으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로 주문이 오는 비율이 7:3이라고 가정합니다. 이때 배민 온리 협약을 맺게 되면 매출이 5천만 원 그대로라 하더라도 아낄 수 있는 수수료는 최대 215만 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매출이 하락해서 이익이 더 줄어든다고 합니다.

반면 기존대로 쿠팡이츠에서도 주문을 받아 1,500만 원(30%)어치를 팔았을 경우에는 수익이 대략 60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결국 '배민 온리'가 손해였다는 겁니다. 점주들 사이에는 1차 3개월의 협약 기간이 치킨집을 20년 이상 운영한 기간 중 가장 힘들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배달의민족과 한국153은 이에 대해 강제가 아닌 "가맹점 자율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참여 동의서를 보면 협약에 동의하지 않으면 프로모션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주는 '배짱 할인' 등에서 제외되면 같은 처갓집 가맹점주라도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최소 4,000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80%가 넘는 가맹점이 동의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처갓집양념치킨 점주 협의회는 "가맹점은 매출 폭락으로 고통 속에 있는데 대체 누구를 위한 협약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 기본 음료 서비스를 폐지하고 유상으로 전환하거나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한국153 관계자는 "협약으로 인한 매출 하락은 쿠팡이츠 이용 비율이 높은 일부 매장들에게만 나타나고 있다"며 "광고와 노출을 강화하기 위해 배달의민족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측도 "3개월 정도 운영해보니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이 받은 월 평균 주문 건수가 시행 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며 "배달의민족 마케팅 효과로 협약을 자발적으로 연장한 가맹점 비율이 80%를 넘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프랜차이즈도 배달앱 개수에 따라 영업 이익률 최대 6%p 차이"

그렇다면 이렇게 배달앱 하나만 쓰게 되면 가맹점주에게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KBS가 박경민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장) 연구팀에 의뢰해 '배달앱 집중도에 따른 영업이익 차이'를 살펴봤습니다. 서울 지역 음식점 1만 3,098곳의 49개월(2021년 1월~2025년 2월) 월별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서울 음식점의 평균 배달앱 매출 비중은 17.1%, 평균 영업이익률은 3.35%입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배달앱 매출 비중을 100%로 확대한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영업이익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봤더니 배달앱을 한 개 쓰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영업이익 률이 2%p 떨어지고, 3개를 이용하는 경우 4%p 늘어 최대 6%p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경민 교수는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협상력과 표준화로 그나마 독립 소상공인보다는 사정이 낫다"면서도 "여러 앱으로 매출을 분산해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영업이익률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곳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판로를 넓히는 것이 곧 생존 전략이라는 얘기입니다.

■ 국내 배달앱 1위 배민, 어디에 팔리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하나의 앱을 쓰도록 하는 '배민 온리' 정책, 치열한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사실상 '양강 체제'입니다. 전체 배달앱 시장에서 두 플랫폼의 점유율 합계가 90%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근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정책 역시 이런 점유율 방어책의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양 플랫폼이 할인 혜택과 무료 배달 정책, 가맹점 묶기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이용자 확보전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최근 거론되는 '배민 매각설'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배민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국내외 기업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몸값으로는 8조 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 성사된다면 누구의 품에 안길 수 있을지, 국내 배달앱 1위의 운명에 따라 국내 배달앱 시장의 경쟁은 다시 한번 격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 장정원

[연관 기사] “일반회원도 무료 배달” 쿠팡이츠의 승부수? 무리수? [배달앱]①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68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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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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