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아파트 '거실'에 '이것'을 설치하자? 역대급이네요...
안녕하세요, 3살 터울 엔지니어 여동생과 살고 있는 30대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직업은 정반대지만 성격, 관심사, 취향 등이 많이 비슷해요. 회사에 있는 시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걸 함께 하는 사이입니다. 친동생이자 많은 것을 공유하는 베스트 프렌드에요. 운동, 게임 등 취미 활동도 항상 같이 하고 있어요.
저희 자매가 함께 살고 있는 집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지만, 리모델링으로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거듭난 15평 아파트예요. 아직 이 집에서 지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6개월간 살면서 4~5번의 구조 변경을 했답니다. 이리저리 가구를 옮기다가 마음에 드는 배치를 찾았을 때 동생과 저는 큰 만족감을 느껴요. 새로운 배치 후 며칠간은 집에 들어올 때 뿌듯하고 행복할 정도로요! 오늘은 많은 배치 변경 끝에 정착한 지금의 공간을 소개할게요.
집 정보
| 아파트 15평
| 미드 센추리 모던, 메탈, 모노 톤 스타일
| 부분 시공(베란다, 샷시, 화장실 제외)
| 1300만 원 소요
인테리어를 하며
| 처참했던 BEFORE
30년 된 아파트지만 단지가 깔끔하고 관리가 잘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나 안으로 들어와 보니 난감한 '세입자용 인테리어'가 되어 있더라고요. 요새는 잘 하지 않는 소폭 합지 도배에, 아무렇게나 깔려있는 장판, 스테인리스로 마감된 가장 저렴한 유광 싱크대, 페인트만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방문 등 모두 처참해 보였습니다.
| 한국스럽지 않게 꾸며보자!
앞서 말했듯 저희는 무언가에 쉽게 잘 질려 하는 편이라 구조 변경을 자주 해요. 가구를 바꿔버리면 좋겠지만 경제적으로 한계가 있어 배치에 신경을 쓰곤 합니다.
한편으로 가구 배치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떻게 하면 K-배치스럽지 않을까'예요.
소파와 TV를 반듯하게 놓고 그 가운데 소파 테이블이 있는 식상한 한국 거실이 싫었거든요. 가구를 벽에 붙이고, 똑바로 놓는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자유로운 배치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배치에서도 3~4개월에 한 번식은 구조를 바꿔요.
| 집꾸 비법은 모두 숨기기!
저희 집은 주방 싱크대부터 거실 붙박이장까지 일자로 수납장이 짜여 있어요. 시공 전엔 집이 답답해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붙박이장을 하나의 벽처럼 구성하니 오히려 더 깔끔해 보이더라고요. 덕분에 생긴 넓은 수납공간에는 저희 집의 웬만한 물건은 다 넣어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꺼내기 번거로워도, 밖에서 보이지 않으니 집이 깔끔해 보이더라고요.
주방의 키 큰 장은 슬라이딩 서랍으로 사용하기 편리하게 구성하고, 밥솥,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등 가전을 넣어두었어요. 또 거실 붙박이장에는 사계절 옷과 침구류를 보관했습니다. 안은 더러워도 밖에서는 깔끔해 보이는 마법이에요!
|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전 개인적으로 공간의 무드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아이템은 조명이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조명 중에도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저희 집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바스큘란테 벽 조명'입니다. 쇼룸 같은 미드 센추리 쇠테리어 컨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 같거든요. 그래서 거실은 항상 이 친구를 주인공으로 두고 구조를 바꾸곤 합니다. 메인이 되는 조명을 설정해 두면 집을 꾸밀 때 난이도가 좀 더 쉬워지는 느낌이더라고요.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컬러만 입히는 게 훨씬 쉬운 것처럼요.
공간 둘러보기
| 깔끔한 양개형 중문이 있는 현관
시공 내용: 타일, 도배, 문 필름, 신발장, 신발장 띄움 시공 및 조명
그럼 이제 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현관입니다.
저희 집은 1층이어서 소음 차단을 목적으로 중문을 시공했어요. 몇 개월 정도 사용해 본 결과, 먼지 차단과 방한 효과까지 있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는 3연동 중문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프레임이 많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양개형 여닫이 중문을 선택했어요.
현관 문은 필름 시공을 해서 화사한 느낌을 주었어요. 그 외 신발장부터 손잡이까지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깔끔해 보이게끔 연출했습니다.
| 아치형 액자 속 쇠테리어, 거실
시공 내용: 아치 통로, 도배, 붙박이장
거실에서는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하고 동생이랑 게임도 합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라 머무는 시간이 길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거실의 컨셉은 블랙 앤 화이트, 미드 센추리 모던에, 쇠테리어예요. 모노톤의 쇼룸을 상상하며 구성했는데, 무채색만 있으면 집이 차갑고 단조로워 보일 것 같아 곳곳에 베이지 톤을 배치했어요.
거실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예요. 조명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어 좀 더 포근한 무드를 연출했거든요.
거실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시공 포인트는 주방과 거실 사이의 문을 없애고, 목공으로 아치 문을 만든 거예요. 덕분에 평범할 수 있었던 거실과 주방에 포인트가 생겼거든요. 주방에서 거실을 바라볼 때,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볼 때 모든 공간이 깔끔한 액자에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지금도 가장 만족하는 시공 중 하나입니다.
| 빈 공간의 재탄생, 미니 서재
다음으로 거실 한편에 위치한 미니 서재를 소개해 드릴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집은 거실부터 주방까지 붙박이장을 짰는데, 아치 바로 앞에만 자리를 남겨두었어요. 붙박이장을 끝까지 짜면, 멀리서 보았을 때 아치가 비대칭처럼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일부러 비워둔 이 자리는 현재, 활용도가 높은 데스크 존이 되었어요. 노트북으로 간단한 서치도 하고 잡동사니도 올려놓았는데요. 동생과 저 둘 다, 뷰티 쪽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너무 만족해요.
데스크 위쪽은 벽이 너무 허전해 보여서 평소 가지고 싶었던 레어로우 선반을 놓고 귀여운 소품을 올려두었어요. 아이템은 통일감을 위해 모두 화이트 앤 블랙으로 골라보았습니다.
| 디자이너의 미감이 담긴 주방
시공 내용: 싱크대 하부장/상부장, 키 큰 장, 냉장고 장, 타일, 도배, 뒷베란다 문
다음으로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집이 워낙 좁다 보니 화이트 주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덕분에 화이트에, 무광에, 보편적으로 말하는 '주방에서 꼭 피해야 하는 컬러와 재질'을 모두 가지게 되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