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뻣뻣한 나의 몸. 헬스장의 기구 운동이나 걷기, 조깅, 가끔 하는 등산 정도면 내 몸의 운동량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요가는 내게 낯선 영역이었고, 어쩌면 불필요한 영역이었다. 하지만 요가를 접하고 꾸준히 수련하면서, 비로소 몸과 마음의 건강은 둘이 아닌 하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체험으로 깨달았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동네에 요가원을 찾을 수 없어 차를 타고 멀리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어떤 끌림이 있어서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요가원을 찾아다녔을까. 그 사이, 내가 사는 동네에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요가원이 여럿 생겼고, 온라인으로 다양한 수업을 듣거나 유튜브 영상으로도 수련할 수 있는 기회가 넘쳐나게 되었다.
뻣뻣했던 몸, 요가로 '나'를 관찰하다
요가가 단순한 몸의 균형감각이나 유연성을 키우는 것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 수행인 이유는, 그것이 자기 관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생 자신의 몸, 육체를 '내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몸 구석구석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지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물론이고 내부 장기 기관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없다. 요가를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혜택은 바로 나의 몸을 깊이 들여다보고, 진심으로 애정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요가는 호흡 명상과 함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복잡했던 생각을 내려놓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고 자극받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서, 명상을 통한 **‘멈춤’과 ‘비움’**은 오롯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귀한 시간이 된다.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SNS의 자극적인 내용, 광고, 해야 할 일, 지난 감정에 대한 후회 등 쉼 없이 머릿속을 채우려는 수많은 잡념 속에서, 우리는 잠시 머릿속을 텅 비우고 고요한 마음 상태를 만들 필요가 있다. 1분도 홀로 조용히 있지 못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잠시 멈춤의 시간은 필수적이다.
멈춤과 비움의 시간, 마음이 이끄는 수련
요가는 단순히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동작과는 다르다. 호흡과 동작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내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두는 시간이다.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을 하나하나 깨우고, 온몸의 신경계를 이완시킨다. 뻣뻣하게 굳었던 몸이 부드러워지면서 자연스레 유연성도 되찾는다. 모든 동작은 호흡과 함께 지속하는 집중의 시간을 요구한다. 급하거나 서두르지 않아도 되며, 억지로 안 되는 동작을 할 필요도 없다. 몸의 기능 향상에만 중점을 두는 다른 운동과 달리, 요가는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만 제대로 된 동작을 완성하고 진정한 이완에 도달할 수 있다.
15년 넘게 요가를 했지만, 아직도 동작의 완성도는 부족하고 활용하지 않은 근육이 많다. 몸을 쓴다는 것은 머리를 쓰는 것과 같아서, 인간이 평생 두뇌의 1%도 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듯, 내 몸의 기능을 다 활용하며 생을 마치는 사람 역시 드물 것이다. 요가는 나에게 내 몸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비움의 수행을 선물해 준다.
현대인의 소진된 에너지, 요가로 여유를 찾다
끊임없이 지식을 채우고 통장에 돈을 채워 넣는 것만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에너지가 소진된다. 과연 빈틈없이 채우는 것만이 행복일까? 이제는 조금씩 마음의 여유와 몸의 여유를 찾아야 할 때이다. 일상 속에서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마음과 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 시간의 요가 수련은 정말 보석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전문적인 요가원까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꾸준히 수련한다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행복해지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몸의 호흡과 문장의 호흡, 글쓰기와 요가의 닮은 점
요가를 하며 깊은 호흡에 집중하고 한 동작을 천천히 익히는 과정은 한 문장을 천천히 써 내려가는 글쓰기의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문장을 쓰는 일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단어 하나를 고르고 다듬는 순간마다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요가가 몸의 감각을 일깨운다면, 글쓰기는 마음의 결을 세밀하게 인식하게 한다.
요가가 '지금 이 동작은 내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라는 질문이라면, 글쓰기는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꺼내는가?'라는 질문이다. 결국 요가와 글쓰기는 모두 ‘나에게 귀 기울이는 일’이라는 하나의 답으로 수렴된다. 요가 매트 위에서 몸을 통해 나를 발견하듯, 글 속에서도 나의 언어와 감정, 내면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요가와 글쓰기를 함께 수련한다. 몸을 풀고 마음을 비워내는 요가가 첫 번째 축이라면, 그 비운 공간을 진심으로 채워나가는 글쓰기가 두 번째 축이다. 이 두 가지 수련은 현재의 나를 가장 건강하고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어주었다. 요가와 글쓰기는 나의 몸과 마음을 사랑하게 된 가장 아름다운 여정의 기록이다.
글쓴이 : 김소라 작가
좋아서 시작한 인터뷰로 인해 '사람'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최근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를 출간하였고, 실제로 28년째 글쓰기와 관련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간다.
또한 타로상담과 책이 있는 명상 공간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blog.naver.com/sora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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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해당 글의 저작권은 '세상의 모든 문화'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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