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 8개월 “이제 못 사는 차 됐다”… 하이브리드 인기 폭발의 역설

쏘렌토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대를 외치던 자동차 업계에서 예상치 못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로 몰리면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출고 대기 기간이 8개월까지 늘어난 것이다.

하이브리드 수요 폭발, 쏘렌토·카니발 “구하기 어려운 차”로 전락

기아자동차가 7월 1일 발표한 납기 일정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약 5개월 반,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트림과 옵션에 따라 최대 8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히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인기 트림인 ‘그래비티’를 선택하면 출고 대기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같은 모델이라도 연료 방식에 따른 격차가 극명하다. 카니발 가솔린 모델은 2.5개월, 디젤은 4~5주면 출고되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보다 현실적 대안 선택한 소비자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전기차에 대한 회의감하이브리드의 실용성 부각이 있다. 6월 내수시장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한 쏘렌토의 대부분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고,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8개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비 부담이 큰 대형 SUV와 승합차에서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현대 팰리세이드의 경우 5,471대 판매량 중 4,517대가 하이브리드였으며, 르노 그랑 콜레오스 역시 대부분 하이브리드로 판매됐다.

제조사별 희비 교차… 전기차는 고전

현대·기아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독주하는 사이, KGM과 한국GM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GM은 토레스로 하이브리드 시장에 진입했지만 판매 증가는 미미한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3·EV4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기차가 월 1천 대도 팔지 못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가격 부담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못 사는 차”가 된 인기 모델들

하이브리드 중형 SUV 시장에서 쏘렌토와 카니발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이 “못 사는 차”가 된 것은 역설적으로 브랜드 인기와 상품성을 증명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로의 전환보다는 하이브리드를 통한 단계적 친환경 전환이 현실적”이라며 “당분간 하이브리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면서 벌어진 ‘행복한 비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