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공시요약
오늘 소개할 공시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의 17일자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입니다. '네이버제트 재팬코퍼레이션'(NAVER Z JAPAN CORPORATION) 주식 5000주를 4억8960만원에 취득했다는 내용입니다. 주요 사업은 '마케팅', 목적은 '전략적 사업 강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입니다. 일본에서 제페토 사용자를 확대하기 위한 현지 마케팅 전문법인을 세우겠다는 의미죠.
제페토 사용자 10명 중 9명은 '외국인'
네이버제트 해외법인 설립은 일본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5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 주식회사에서 독립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해외 기반 다지기에 열심인 모습입니다. 2021년 9월 미국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홍콩에도 법인을 설립했죠. 잘 나가는 서비스의 해외법인 설립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짧은 간극으로 북미,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 신규 거점을 설립한 이유로 제페토 사용자의 대부분이 해외에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제페토 누적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한 올해 3월 기준 해외 이용자 비중은 95%에 달합니다. 또한 이미 전세계 200여개국에 서비스 중인 만큼 외국인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다양한 현지 사용자들의 문화 및 이용 트렌드를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 지원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현지 법인을 통해 관련 업무를 전문화하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합니다.
그중 네이버제트가 선제적으로 법인 설립을 마친 미국, 홍콩, 일본은 모두 2030년 기준(PwC 보고서 기반)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 상위권에 성장할 지역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해당 기간 1430억달러(약 188조원)의 막대한 시장 형성이 예측되고 있죠.
올해 지분 투자만 17건…국내외 사업 협력 확대
네이버제트는 해외법인 설립 외에도 최근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메타버스 기술력 확보와 시장 기반 강화가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1월1일 이후 네이버제트가 공시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중 해외법인 설립을 제외하면 무려 17건이 국내외 기업 간 협력 건인데요. 지분을 적게는 2%, 많게는 40%까지 확보했으며 목적은 모두 '전략적 사업 시너지 강화'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지분을 매입한 각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메타버스 관련 기술 개발사가 주를 이루고 한국 밖으로는 미국, 덴마크, 프랑스, 싱가포르 기업들이 눈에 띕니다. 이런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은 현지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서비스와의 콜라보를 통한 저변 확대, 또 다른 현지 기업들과의 추가 비즈니스 기회 등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시들시들한 메타버스 인기…회심의 한 수 찾아야할 때
그런데 이미 3억명의 가입자, 2000만명의 실사용자 수를 확보한 네이버제트가 이처럼 대외협력과 시장 기반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사업 성장이란 기업의 기본적인 목적 외에도 제페토가 속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의 침체 분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본뜬 3차원 가상세계를 중심으로 각종 체험, 엔터테인먼트, 사람 간 소통 등의 활동을 온라인 비대면 공간에 옮긴 서비스를 총칭합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쓴 지난 3년여간 사회적 거리두기 기조가 함께 확산되며 사용자와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분야를 막론하고 각종 기업들의 메타버스 융합 서비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기존 3D 게임과 다를 바 없는 완성도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거리두기 해제 흐름에 따라 비대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드는 추세가 엿보입니다.
실제로 제페토나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일부 글로벌 서비스를 제외하면 기대만큼 흥행했다는 메타버스를 찾기 어렵습니다. 또 구글 트렌드 기준으로 'Metaverse' 키워드에 대한 전세계 관심도는 코로나19 변이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10월~올해 1월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지속 중입니다. 정점(100점) 대비 현재 관심도는 17점에 불과하죠. 제페토가 비록 업계의 '잘 나가는' 서비스라 할지라도 시장 침체에 따른 사용자 이탈을 막으면서 추가적인 가입자까지 확보하려면 보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현지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필수일 것입니다.

사업은 적자, 현금 확보 채널은 든든
이를 위한 네이버제트의 자금은 충분할까요? 올해 4월 공시된 회사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2387억원, 부채총계는 3695억원이었습니다. 부채비율은 154.7%로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데요. 시장에선 보통 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않는 한 크게 부정적인 상황으로 보진 않습니다. 2021년 매출은 379억원, 영업손실 295억원, 당기순손실은 1129억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서비스의 외형적 성장세는 컸지만 수익지표는 좋지 않았네요.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98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 과정에서 순유출된 돈이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올해는 공격적인 외부 투자로 인해 이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회사는 지난해 11월 2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참여 기업도 일본 소프트뱅크, BTS 소속사 하이브, JYP, 네이버웹툰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로 그 면면이 화려합니다. 제페토 관련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죠. 공시상으로는 2021년까지 최대주주인 스노우로터 여러 차례 운영자금 명목의 단기차입금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투자와 외연확장에 집중하는 시기라면 흑자 전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당분간 운영과 투자를 위한 기반 측면에선 큰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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