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한국엔 기득권 맞서 혁신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은 없는가”...결국 ‘낙오국’될 수도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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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챗봇이 법률 상담을 해주는 'AI 대륙아주' 웹사이트에는 "서비스 일시 중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안내문을 보면서 '한국에는 혁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없다'는 우울한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혁신을 수용하는 '포용적인 정치 제도'를 갖춘 국가는 그렇지 않다.
지금 한국의 정치세력은 카젤의 제후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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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내문을 보면서 ‘한국에는 혁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없다’는 우울한 확신이 들었다. 2020년 국회에서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금지법이 통과될 때도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승차 공유 같은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된다. 타다에는 택시 기사들이, AI 법률 서비스에는 변호사들이 손해를 본다.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불법화하려고 한다. 타다가 그렇게 해서 막혔다. AI 법률 서비스에도 변협은 ‘위법’ 올가미를 씌운다.
그러나 혁신을 수용하는 ‘포용적인 정치 제도’를 갖춘 국가는 그렇지 않다. 의회에 기득권 편을 드는 세력만 있으란 법이 없다. 혁신을 지지하는 세력도 있다. 이들이 기득권에 맞서 혁신을 합법화한다.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이런 국가들이 성공하고 번영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공로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는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도 포용적인 정치 제도 덕분이라고 했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가 부친에게 보낸 편지가 그 증거다. “다방면에서 극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마침내 새 화력기관의 재산권을 저에게 부여하는 의회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의회가 혁신가의 호소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반면 그 시절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독일 카셀에서 대학교수를 하던 발명가 디오니시우스 파팽이 증기선을 만들었을 때였다. 그의 스승은 카셀의 제후에게 ‘방해받지 않고 운항할 권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냈으나 기각당했다. 뱃사공 길드가 증기선에 올라타서 증기기관을 산산조각 냈다.
지금 한국의 정치세력은 카젤의 제후와 닮았다. 변협에 맞서 AI 혁신을 보호할 생각을 안 한다. 이런 식이면 한국은 ‘AI 낙오국’이 될 것이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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