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고집한 정몽규, 대한민국 축구 무너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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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요르단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아시안컵에서 참사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알라이얀 대참사'
한국, 요르단에 패배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경기 종료 시간이 가까워지자 이강인, 손흥민, 조규성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 충격패를 당했습니다. 앞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요르단과 같은 E조에 배정됐는데요. 그때도 경기 내내 고전하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동점골로 체면치레를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완벽하게 농락당했습니다. 요르단 에이스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의 개인기에 수비수들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조별리그 역대 최다 실점(8골)으로 불안했던 수비진은 김민재가 빠지자 '자동문'이 됐습니다. 손흥민과 황희찬, 이강인 등 화려한 공격수들 역시 이재성과 황인범 등 미드필더가 무너지면서 공을 배급받지 못해 유효슈팅을 단 한차례도 때리지 못했습니다. ☞관련기사

패배 원흉은 클린스만
전술 없는 축구의 재앙
손흥민 위로하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연합뉴스

축구 팬들은 이번 아시안컵 대참사 원인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꼽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에도 다수 축구 팬들은 의문을 표했는데요. 심지어 클린스만의 조국인 독일 언론조차 이해할 수 없는 선임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 이유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무전술 논란 : 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클린스만이 과거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할 당시 지도를 받았던 필립 람은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훈련만 했다. 전술훈련은 거의 없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따로 모여서 어떻게 뛰어야 할지 의논해야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지난해 10월 튀니지와의 친선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을 당시 이강인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께 하프타임에 포지션 변경을 요청하니 들어주셨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재택 근무 논란 :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실제로 2004년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에도 미국 자택에 머물러 독일 축구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같은 행보를 걸었는데요. K리그, 유소년 경기 등 국내 선수들을 살피기는 커녕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지냈습니다. 선수 선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0년 이후 한국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도 이러진 않았습니다.

-3년간 야인 생활 : 클린스만 감독은 2020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BSC 감독직에서 사임한 후 3년 간 야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동안 지도자와 먼 삶을 살았기에 현대 축구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아시안컵에서 그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부족한 책임감 :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자 독일 언론이 "이제 한국 축구팬들은 페이스북을 설치해야 할 것"이라며 조롱했는데요. 클린스만 감독이 과거 헤르타BSC 감독을 맡은 지 2달 만에 사임한 가운데 이를 구단과 상의도 없이 페이스북에서 갑자기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클린스만은 한국대표팀 감독에 선임되기 전까지 3년간 야인으로 살았습니다. 지난해 9월 웨일스와의 친선경기 이후에는 "내가 하는 방식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구하면 된다. 나는 상관없다"며 책임감이 결여된 인터뷰도 했습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ESPN 스튜디오 분석가, 분데스리가 앰버서더, UEFA 자문 위원, 축구장 시설 등 각종 사업 운영으로 대표팀에 힘을 제대로 쏟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클린스만은 누가 선임했나?
최초도 정몽규, 최종도 정몽규

아시안컵 대참사의 1차 원인이 클린스만 감독이라면 결국 최초 책임도, 최종 책임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있습니다.

-불투명한 선임 과정 : 2018년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당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선임위원장은 체계적인 감독 선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화제가 됐습니다. 벤투 감독은 앞서 여러 팀에서 감독으로 실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선임 이유와 과정을 공개해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이 독단적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년 마이클 밀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 이유와 과정에 대해 묻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을 좋아하고, 과거 한국을 방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다"며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는데요. 이에 밀러 위원장은 사실상 '바지 사장'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김판곤·홍명보가 쌓아올린 시스템 파괴 : 김판곤 전 부회장과 홍명보 당시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행정을 맡았던 2019년 이후 시절만 하더라도 행정 체계가 원만히 돌아갔는데요. 이들이 모두 축구협회를 나가고 황보관, 이용수가 다시 복귀하자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승부조작범 사면 및 번복이 바로 그 사례입니다.

-벤투보다 더 높은 연봉받은 클린스만 : 벤투 감독이 2023 카타르 월드컵에서 팀을 16강으로 이끌자 축구협회는 재계약에 나섰는데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보장해달라는 벤투의 요구를 축구협회가 거절하면서 계약이 불발됐습니다. 이후 데려온 감독이 클린스만인데요.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무려 29억원으로 벤투 감독(25억원)보다 더 높아 팬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클린스만을 방임한 축구협회 : 클린스만 감독이 재택근무, 외유 등 논란이 있음에도 축구협회는 최소한의 통제장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축구협회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동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이 '9월에 있을 대표팀 명단 발표를 온라인으로 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축구협회는 아무 지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몽규의 진짜 속셈
축구 발전이 아닌 개인 영달
훈련장 찾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회장이 독단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진짜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이는데요. 가장 유력한 가설로는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통해 정치력, 외교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진행된 피파 평의회 의원 선거에서 7명중 6위로 낙선한 바 있는데요. 2023년 아시안컵 유치 실패와 더불어 한국 축구의 외교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 회장이 국제 축구계의 '셀럽'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온게 아니냐는 겁니다. 감독 능력과는 별개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 역대 최고 공격수 중 한명이었고, 독일-토트넘-미국 축구 레전드로서 세계 축구 인맥이 매우 두터운데요.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을 이용해 본인의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 선임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돌아가는 상황은 이같은 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운영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 붕괴를 일으킨 것처럼 한국 축구도 붕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이유입니다.

재조명된 손웅정 발언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면 안 돼"

지난 1월 손흥민의 부친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라지만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라며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는데요. ☞관련기사 한국 대표팀이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치면서 이 발언이 재조명됐습니다.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8강전 호주전의 승리도 순전히 선수들의 투혼이 만든 성과이지 클린스만이 기여한 바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의 조직력을 갖고 우승을 한다면 문제점을 파악하기는 커녕 자화자찬하며 몇몇 선수들의 투혼과 운에 맡기는 축구를 할 뻔 했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을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꺾은 요르단의 승리가 차라리 사필귀정에 가깝다는 논리도 이 때문에 나옵니다.

혹사 당한 손흥민
국가대표 은퇴로 보내주는 건 어떨까?
아쉬워하고있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이 와중에 대표팀 에이스이자 캡틴 손흥민이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더 이상 나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은퇴를 시사했는데요. ☞관련기사 이 발언과 무관하게 손흥민은 그동안 국가대표 축구팀을 위해 먼거리를 오가며 제대로 휴식도 못한 채 혹사를 당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 역시 무려 14년간 대표팀에 헌신한 손흥민에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개인의 꿈을 향해 나아가라는 응원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10년을 뛰고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습니다. 손흥민은 벌써 14년을 뛰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할만큼 했습니다. 이제는 장거리를 오가는 고된 여정을 마치고 프로선수로서의 커리어에 집중하도록 놓아주는 건 어떨까요? 손흥민 좀 그만 부려먹는 건 어떨까요?


🍀 독자들께 드리는 말씀

구독자분들의 사랑 덕분에 토마토레터가 다음카카오와 협업을 시작합니다. 토마토레터는 카카오채널에 지난해 9월 4일(월)부터 정식 발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발전하는 뉴스레터로 구독자분들께 보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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