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샴푸에 커피가루 한 스푼만 섞으면 모근이 살아나고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는 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커피 속 카페인이 두피 혈류를 촉진하고 모근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입니다.
카페인의 탈모 관련 연구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커피가루를 샴푸에 섞는 것과 카페인 샴푸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카페인이 모발에 좋다는 연구,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요

카페인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는 실제로 있습니다. 독일 대학 연구팀이 사람에게서 채취한 약 600개의 모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카페인이 유전성 탈모의 원인인 테스토스테론의 유해 효과를 중화시키고 모발의 성장기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이 연구는 국제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됐습니다.

또한 카페인이 2분 만에 모낭을 투과하고 24시간 동안 잔존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6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도 카페인 샴푸 사용군은 모발 강도와 굵기가 73% 개선된 반면, 위약군은 12%에 그쳤습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모두 정제된 카페인 복합제를 사용한 것이지, 부엌에 있는 커피가루를 샴푸에 섞은 것이 아닙니다. 카페인 성분의 농도, 입자 크기, 흡수를 돕는 제형 설계가 전혀 다릅니다.
커피가루를 직접 섞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커피가루에는 카페인 외에도 수십 가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거친 입자가 두피를 물리적으로 자극하고 미세한 가루가 모공을 막아 두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성 두피나 지루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잔여물이 두피에 남아 염증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머리에 직접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커피에 들어 있는 타닌, 오일 등 다른 성분들이 두피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클렌크 박사의 연구에서 확인된 수준의 카페인 효과를 커피 섭취로 얻으려면 하루에 40잔에서 50잔을 마셔야 합니다.
커피가루를 샴푸에 한 스푼 섞는 것으로는 연구에서 확인된 유효 농도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탈모가 고민이라면 이렇게 하세요

카페인의 모발 보호 효과를 활용하고 싶다면 정제된 카페인이 적정 농도로 배합된 전용 카페인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스탠퍼드대 앤드류 후버만 교수도 카페인이 IGF-1을 증가시켜 모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할 때 보조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샴푸라도 탈모를 치료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식약처 기준으로 탈모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이지 의약품이 아닙니다. 탈모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다면 비싼 샴푸를 여러 개 바꿔 쓰는 것보다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유전성 탈모의 경우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같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제가 있으며,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샴푸는 치료가 아닌 보조 관리 수단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