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조 성터(미나미시마바라)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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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쿠사에서 이제 떠날 날이 왔다! 아마쿠사에 있던 3일내내 비만 와놓고 마지막 날이라고 날씨가 맑아지는게 분하지만, 비오는 아마쿠사는 오히려 분위기가 엄청났으니 좋은게 좋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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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이케항에서 시마바라 반도의 쿠치노쓰항으로 넘어가는 페리가 있다. 30분 거리에 450엔으로 생각보다 저렴한 편!

시마바라 반도의 대중교통 기업인 시마바라 철도가 관리/운항하고 있다. 한때는 구마모토항~시마바라항, 오무타항~타이라항, 야쓰시로항~시마바라항 노선들을 전부 운영하고 있었지만, 경영난으로 죄다 팔아 넘겨버리고 오니이케항~쿠치노쓰항 노선만을 수중에 두고 있음.

얘네 앞으로도 계속 강조하겠지만 쵸시 철도의 밈에 가려진 진짜 적자기업임. 쵸시 철도는 원래부터 되게 작은 구역만을 맡고 있어서 경영난을 체감하기가 어려운데, 시마바라 철도는 넓지만(시마바라 반도 전체) 수요가 적은(인구 소멸 및 접근성 구데기) 구역을 혼자 떠앉은 꼴이라 적자기업이라는게 진짜 피부에 와닿게 불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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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섬 아마쿠사를 떠나, 시마바라로 가보자. 시원한 바다를 가르는 페리를 탈 때가 제일 즐겁다. 여행이 아니라 모험이 되는거 같잔어ㄹㅇ

여기서 이어폰 끼고 리스항구 브금이라도 틀어둔다? 크 쥑여주는 거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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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치노쓰항 터미널. 2층에는 간단한 지역 박물관이 있음. 참고로 시마테츠와 관련된 패스를 사려면 이 터미널 건물에 별개로 차려진 버스 사무소를 찾아서 사야한다. 난 못 찾아서 못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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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촌. 시마바라 반도의 3개의 지자체는 인구가 3만명 근처로 다 비슷하지만, 운젠시는 오바마초와 이사하야 근교에 모여 살고, 시마바라시는 시내에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미나미시마바라는 큰 중심지 없이 그 인구가 엄청 얇게 퍼져 있다. 인프라도 제일 부족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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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바라 철도 권역에서는 IC카드를 쓸 수 없다. 원래부터 안 쓰던 것도 아니다! 반대로 2020년부터 IC카드 사용을 따로 폐지할 정도인 거다... IC카드 리더기랑 관련 전산을 도입해서 유지하는게, 안하고 그냥 현금만 받는 거보다 수익이 못된다는 뜻ㄷㄷ

일단은 버스를 기다려보자. 이번 목적지는 시마바라의 난 반란군의 마지막 농성지였던 하라조 성터와 아리마 키리시탄 유산 박물관이다.

마침 나도 아마쿠사에서 시마바라로 올라와서 하라조 성으로 가고 있으니... 나도 키리시탄 반란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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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조 성터 아래에는 미나미아리마초의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을 관통해 지나가면 하라조 성터가 나옴.

사람들이 아주 정겹다. 지나가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먼저 인사를 건내서 오히려 당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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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조 성터의 해안 쪽은 뭔가를 한참 공사하고 있다. 아마 방파제를 만들거나 보수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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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조 성터. 생각보다 엄청 크다. 지금이야 성은 완전히 허물어서 없어졌다지만 반란군들이 괜히 여기서 농성한게 아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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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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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종교인지는 모르겠지만 위령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불교인지 천주교인지는 모르겠음, 일본은 법회랑 미사 때 읊는 그게 뭔가 비슷해서...

여기서 반란군들이 죄다 몰살당해서 그런지 넋을 기리는 위령비나 석상이 엄청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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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엄청 시원시원함. 걷는 내내 즐거웠다. 바람도 엄청 불어서 날아가버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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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박해 전에' 이 일대에서 번성하던 아리마 키리시탄 분파의 유산을 정리해둔 아리마 키리시탄 유산 박물관이다.

걸어서 갈만은 하지만 오르막길이기 때문에 당분을 잔뜩 보충해주자. 행군 때 얻은 요?령이지만 오래, 멀리 걸을 땐 당분이 최고인 것 같다. 평소처럼 혈당 쇼크와서 헤롱헤롱해지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쭉쭉 보충해줘서 행군이 버틸만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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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골길을 따라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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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마 키리시탄 유산 박물관이 나온다. 입장료는 3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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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초기 천주교의 전래와 발달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시마바라 반도는 첫 전래지인 사쓰마, 외국과 교류가 많았던 나가사키에 가깝기도 하고, 키리시탄 다이묘'였던' 아리마 가문에게도 큰 후원을 받아와서 크게 번성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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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아까의 하라조 성터에서 출토된 키리시탄 관련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음.

총알에 십자가를 세기거나 그려서 축복한 것들도 있는데, 죽기 전에 그 십자가라도 입에 물고 기도하느라 입에 그 총알을 문 채로 발굴된 해골에 대한 일화가 인상 깊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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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유명한 고승을 그린 불화 같아보이지만 손에 들린 십자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원래부터 조금씩 불교스럽게 바뀌고 있었던게 일본 천주교지만, 박해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묘하게 불교인 척해서 신앙을 유지한 방법이 있었다.

애초에 고토 열도에 카쿠레키리시탄이 생긴 것도 불교 장려를 위해 고토 번이 나가사키 각지에서 받은 불교 이주민들 사이에 불교인 척하는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들어간 거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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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쿠사 시로의 굿즈화는 초기 키리시탄과 관련된 지역들이 진짜 생각보다 엄청 밀어주고 있음. 뭐라도 하나 사올 걸 싶었지만 이때는 그 정도의 여유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키리시탄 역사에 관심이 조금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이 분야에 관심있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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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놓칠까봐 관람 마치고 나서는 존나 뛰었는데

...그래서 버스 언제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