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LG그룹의 사업현황과 재무상태를 점검합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미국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 진출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창출하고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관세 리스크를 피하고 있다. 이에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업황이 나빠진 가운데 미국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로비액 증가세 '관세·AMPC' 대응
13일 미국 상원 '로비공개법(LDA)' 자료에 따르면 LG전자 미국법인인 LG일렉트로닉스USA(LGEUS)의 미국 로비가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LGEUS는 LG전자가 미국에서 전자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1978년 8월 출자해 설립한 완전자회사로 지난해 연간 매출 14조2969억원, 당기순이익 80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은 LG그룹의 주요 매출처이자 생산기지다. 전자제품과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 LG그룹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LGEUS를 대미 로비 컨트롤타워로 활용하고 있다. LEGUS의 로비활동은 2023년 4분기부터 확인되며 미국에 진출한 계열사의 세금과 무역 등에 대응하기 위해 6만달러를 지출했다.
2024년부터는 관세에 대처하기 위해 로비를 늘렸다. 로비 금액은 2024년 1분기 15만달러에서 2분기 16만달러로 증가한 뒤 3분기 20만달러, 4분기 39만달러 등으로 각각 늘어났다. 2025년에는 관세부과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197만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90만달러) 대비 118.89% 증가한 액수다.
올해 1분기에는 로비에 40만달러를 사용했다. 주요 활동 쟁점은 AMPC와 관세 관련 문제, 자유무역협정(FTA), 공급망·핵심광물 협정 등이다. AMPC는 배터리나 태양광, 자동차 기업 등이 미국 내에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이다.
로비 대상은 백악관을 비롯해 상원과 하원, 재무부, 상무부, 국가경제위원회(NEC) 등 전방위적이다. LG그룹은 거시경제가 불확실성한 가운데 공급망 방어와 보조금 확보를 위한 로비를 벌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전자 로비활동 집중

LG엔솔은 미국 의존도가 높다. 생산과 판매, 수주 등의 상당한 액수가 미국 내에서 발생한다. LG엔솔의 주요 매출처는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제조사(OEM)이며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약 63%에 달한다.
현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생산능력(CAPA) 축소 계획을 반영해 지난해 4분기 60억달러의 일회성 비용을 인식했고 테슬라는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생산라인을 전기차 배터리에서 ESS로 전환해 대응하고 있으나 실적을 보완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은 미국 내 전기차 성장률이 후퇴하면 고정비 부담과 AMPC 규모 축소 등으로 실적개선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지원과 규제를 주도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조기 종료된 데다, 미국 정부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최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
LGEUS의 로비활동은 전기차 시장 활성화와 AMPC 수혜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 특히 LG엔솔이 미국에 막대한 배터리 CAPEX를 진행한 만큼 AMPC 혜택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LG엔솔은 고객사의 보수적인 재고정책으로 가동률 회복이 지연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이어졌으나 AMPC가 이익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AMPC 효과에 따른 기타영업수익은 1조6468억원에 달했으며 최근 AMPC가 매출로 반영되도록 회계 처리를 변경해 실적하락에 대비한 방어막도 세웠다.
이밖에 LG전자는 연간 매출의 2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수요가변성을 줄이기 위한 로비에도 나선다. 또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관세로 판가 인상 압력이 발생한 만큼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로비활동도 벌이고 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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