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 정도면 패밀리카 아니야? KGM 무쏘, 짐만 싣는 차가 아니다

KGM 무쏘

[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픽업 트럭이라는 단어에는 여전히 '짐을 싣는 차'라는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KGM이 새롭게 꺼내든 무쏘는 그 인식을 조금 다르게 비튼다.

과거의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지금의 주행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모델에 가깝다.
KGM 무쏘

지난 10일 진행된 시승은 서울 도심에서 파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2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도심 정체 구간, 자유로 고속 주행, 외곽의 노면이 거친 도로까지 섞인 코스는 무쏘의 일상성과 기본기를 점검하기에 충분했다.

서울 도심에서 먼저 시동을 건 가솔린 모델은 정숙함으로 출발을 알렸다.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진동은 크지 않고,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도 잘 억제돼 있다. 픽업이라는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감각이다.
KGM 무쏘

가속 페달을 밟으면 217마력의 출력이 경쾌하게 반응한다.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은 변속 충격을 최소화하며 부드럽게 단수를 올린다. 신호 대기 후 재출발이나 짧은 합류 구간에서 차체가 가볍게 움직이며, 도심 주행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차체 크기에 비해 조향 부담도 크지 않다. 랙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은 과도하게 무겁지 않고, 차로 변경 시 차체 움직임이 차분하게 정리된다.
KGM 무쏘
KGM 무쏘 가솔린 센터콘솔
실내는 픽업의 범주를 넘어선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대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뛰어나고, 전자식 변속 레버 덕분에 센터 콘솔 공간은 깔끔하게 정돈됐다. 엠비언트 라이트와 브라운 컬러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세련된 분위기는 '오픈형 SUV'라는 KGM의 정의가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다.
KGM 무쏘
파주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서울로 복귀하는 구간은 디젤 모델이 맡았다. 시동을 건 순간부터 가솔린과는 성격이 다르다. 최대토크 45.0kg·m가 낮은 회전 영역에서부터 두텁게 전달된다.
KGM 무쏘 디젤 센터콘솔

합류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차체가 묵직하게 밀려 나간다. 회전수를 크게 끌어올리지 않아도 힘이 이어진다. 가솔린이 즉각적인 응답성과 경쾌함을 앞세운다면, 디젤은 꾸준하고 단단한 추진력에 초점을 둔다.

고속 영역에서의 직진 안정성 역시 인상적이다. 단단함과 하체 세팅이 어우러지며 차체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일부러 노면이 거친 구간을 지나봤지만, 서스펜션은 충격을 비교적 부드럽게 걸러냈다.
KGM 무쏘
KGM 무쏘
견인 능력과 적재 환경을 상정하면 디젤의 장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대 3.0톤 견인 능력, 차동 기어 잠금장치(LD), 그리고 4WD 시스템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실사용 상황에서의 신뢰도를 높인다. 힘의 질감 자체가 '짐을 싣고 달리는 차'에 더 어울린다.
KGM 무쏘
KGM 무쏘
이외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3D 어라운드 뷰,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파노라마 선루프 등 최신 SUV에서 기대하는 요소를 대부분 갖췄다. 초고장력강 비율을 높인 차체 구조와 다양한 안전 사양 역시 패밀리 SUV로서의 역할까지 고려한 세팅으로 읽힌다.
KGM 무쏘

120km를 오가며 느낀 무쏘는 '특수 목적의 픽업'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확장형 SUV에 가깝다. 도심 비중이 높고 정숙성과 반응성을 중시한다면 가솔린이, 적재와 견인, 장거리 고속 주행이 잦다면 디젤의 토크 중심 세팅이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KGM이 오랜 시간 다져온 픽업 노하우는 이번 무쏘에서 보다 균형 잡힌 형태로 정리됐다. 일상과 아웃도어, 그리고 비즈니스까지 한 번에 아우르려는 시도가 실제 주행 감각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면 그 의도를 더 또렷하게 체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