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뷰티 열풍 업은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승부수 “과연 통했을까”

현지 소비자 평가 5점 만점에 4.81점 …“제품 퀄리티 만족, 적응 용량은 다소 아쉬워”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불확실성이 큰 중국 대신 한국 뷰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승부수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급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려 ‘K-뷰티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매출 904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해외 법인과 수출을 통한 매출 비중은 42%(약 38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한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 때문이었다. 그동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중화권 시장 매출은 44% 감소한 반면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나 증가하며 해외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 사이에서도 5점 만점에 4.8점, ‘K-뷰티 대표기업’ 수식어 증명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르데스크가 블루밍데일 백화점이 판매하는 아모레퍼시픽 제품 81개에 대한 소비자 평가 2198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평균 만족도 점수는 5점 만점에 4.81점으로 집계됐다. 브랜드 별로는 아모레퍼시픽 4.73점, 설화수 4.89점 등이다. 모두 전체 제품의 평균 점수 이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제품은 자외선 차단 쿠션 파운데이션이었다. 현지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타 제품에 비해 피부에 가볍게 스며든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을 구매했다는 니키(Nikky) 씨는 “내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화장품 중 가장 잘 닦이고 자연스러웠다”며 “피부에 가볍게 묻으면서도 모든 트러블을 훌륭하게 가려줬고 향도 매우 좋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화장을 지우는 용도인 ‘클렌징’ 제품 또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메리제이(MaryJay) 씨는 “한 번에 모든 화장을 지우는 클렌징오일은 처음 접해봤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충격적일 정도로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 클렌징오일은 아모레퍼시픽이 고정이고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들도 사용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설화수 브랜드 제품 중에는 인삼농축크림 선호도가 높았다. 서구권에서는 한약재향에 익숙하지 않아 판매량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현지 소비자들은 오히려 그 향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설화수 브랜드 ‘에센스(보습 등 특별한 기능을 지닌 화장품)’ 제품을 구입한 조애니 케이(Joanie K) 씨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게임 체인저 제품이다”며 “아시아 특유의 허브향이 아주 매력적이고 수분 공급 및 보습 효과는 내가 경험했던 제품 중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백화점 위주의 매장 확장으로 고급화 시도…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 인식 확산에 안간힘

▲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뉴욕 주요 백화점 두곳에 스토어를 운영중이다. 사진은 미국 백화점 매장의 아모레퍼시픽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설화수 제품에 대한 일부 아쉬운 반응도 일부 존재했는데 가격에 비해 적은 용량에 대한 불만이 유독 많았다.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실망한 제품으로는 설화수의 인삼 스팟 앰플이 꼽혔는데 이유 역시 가격 대비 적은 용량이었다. 해당 제품은 18그램에 130달러(한화 약 17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미셸러(Micheller) 씨는 “이 제품을 사기 위해 오랫동안 돈을 모았고 기대와 함께 제품을 열었는데 충격을 받았다”며 “생각보다 양이 너무 작아 반절만 담긴 불량품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현지 소비자들이 아모레퍼시픽·설화수 제품에 대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가성비’ 부분에 대해 당장의 보여지는 부분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이유에서다. 일찌감치 아모레서피식은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으로 ‘고급화’를 선정하고 관련 행보에 박차를 가해왔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뉴욕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 백화점 △뉴욕 버그도프굿맨(Bergdorf Goodman) 백화점 △코스바(Cos-Bar) 등 세 곳에 불과하며 매장 수는 총 8개다. 미국 전역의 규모를 생각하면 상당히 적은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이들 백화점은 하나 같이 럭셔리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이다. 1861년에 설립된 역사 깊은 백화점으로 세계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해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브랜드들이 자체 컬렉션들을 자주 선보이는 백화점으로도 유명하다. 아모레퍼시픽 매장은 뉴욕점 1층에 위치해 있다. 같은 층엔 크리드, 톰포드 뷰티샵, 헤르메티카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 뷰티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 설화수 브랜드는 개별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현지 반응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설화수 스토어에서 제품을 체험중인 미국 소비자들. [사진=아모레퍼시픽]

버그도프굿맨 또한 뉴욕 최고의 럭셔리 백화점으로 익히 유명하다. 패션업계에서 해당 백화점 쇼윈도를 중요시 볼 여길 정도로 위상이 높다. 코스바는 럭셔리 뷰티 제품 전문 매장이다. 숍 규모는 매우 조그마하지만 지역 VIP 고객들만을 주로 상대하고 있다. 티파니앤코 등과 같은 럭셔리 주얼리숍 바로 옆이나 미술관 등 문화생활 시설 옆에만 매장이 위치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 전역에 총 21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그 중 6개 매장에만 입점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설화수 제품은 오히려 더욱 널리 퍼져있다. 일찌감치 현지 소비자들 보다 한인 위주의 판매 방식을 전개해 온 결과다. 설화수 제품은 한인마트에 입점한 아리타움 매장을 통해 많이 퍼져있다. 다만 설화수 제품 역시 미국 현지 소비자들을 상대로는 철저한 럭셔리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가 설화수 제품을 구하려면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스토어를 찾아야 한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각 브랜드의 고급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유니레버, 로레알, 랑콤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에서 커리어를 쌓은 조반니 발렌티니(Giovanni Valentini)를 신임 아모레퍼시픽 북미법인장으로 발탁하고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미국을 북미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다.

현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 등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국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핵심 제품들의 카테고리 및 유통 채널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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