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경선, 親尹 vs 非尹 대립… “이준석 시즌2 안 돼” vs “정당 민주주의 구현”

이용·김병민·이만희·장예찬 등 親尹 “대통령실-당 가교역할”
허은아·김용태 등 이준석계 “정직한 방법으로 국민 위한 정권 쟁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이 7일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로 뚜렷하게 나뉘면서 ‘친윤 대 비윤’ 전선을 형성했다.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 지도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안, 김진모 선거관리위원, 김재원, 조수진, 이만희, 천강정, 태영호, 이용, 박성중 후보, 정진석 비대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김석기 사무총장, 문병호, 정미경, 김병민, 허은아, 김용태 후보. /뉴스1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당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비전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일부 후보들로 ‘친윤 대 비윤’ 기류가 이어졌다.

최고위원직에 도전한 이용 후보는 “우리 당은 더 이상 분열해서는 안 된다. 갈등이 반복되면 우리는 내년 총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대통령 국정철학을 제가 잘 알고 언제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한 제가 당과 대통령실,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냈다.

김병민 최고위원 후보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윤 대통령님과 함께 해왔던 제가 지도부에 들어가게 된다면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당정소통의 핫라인이 돼 반드시 총선 승리를 위한 안정적인 당의 관계, 기본적인 질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 대변인 역할을 수행했다.

또 대구·경북(TK) 출신의 재선 의원인 이만희 후보도 “저는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되겠다. 당정대교가 되겠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을이 지역구인 재선 의원 박성중 후보도 “이준석 전 대표의 내부 총질로 우리 당과 윤석열 정부가 참 어려웠다”며 “실패한 이준석 지도부 ‘시즌2′가 재연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년최고위원직에 출사표를 던진 장예찬 후보는 “어려울 때 윤 대통령을 돕지 않고 다 된 밥상에 숟가락을 올리는 신의 없는 정치인들을 당원 동지, 선배 여러분께서 심판해주셔야 한다”며 “정부 지지율이 떨어져야 자기의 정치적 활로가 열린다고 생각하는 가증스러운 가짜 보수의 자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후보는 대선 캠프 청년본부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퇴진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경기도의원),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국회의원), 천하람 당대표 후보(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전 최고위원). /뉴스1

반면 친(親)이준석계로 꼽히는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와의 인연 대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인해 훼손된 ‘정당 민주주의’를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는 “정직한 방법으로 국민을 위한 정권을 쟁취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저는 당내에서 민주주의를 외친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국민의힘이 정당 민주주의를 온전히 실현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며 “많은 당원을 입당시키고 조직력을 인정받아도 비주류로 전락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협위원장 100% 직선제를 약속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김 후보는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 활동을 함께 했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비전 발표 이후 자신이 ‘이준석계’로 분류된다는 질문에 대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흘러가는 윤핵관의 행태를 보면서 그게 부당하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을 ‘이준석계’라고 할 수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허은아·김용태 후보와 공동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는 “기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가지고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도 끌어안아야 하고, 탈(脫) 진보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