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안 하면 안 팔리는 신세, 아이폰16 반등할까 [IT+]

이혁기 기자 2024. 9.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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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출발 불안한 아이폰16
사전예약 판매량 저조해
국내서도 인기 높지 않아
불완전한 AI 기술이 문제
아이폰16은 흥행 성공할까

애플의 신작 '아이폰16' 출시된 지 일주일. 뜻밖에도 반응은 냉담하다. '아이폰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애플 분석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의 전망도 비관적이다. 그는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아이폰16의 사전 예약 판매량이 37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했다. 전 모델인 아이폰15의 첫 주말 판매량보다 13.0% 줄어든 수치다.

애플 아이폰16이 저조한 사전 예약 판매량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궈밍치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렇게 꼬집었다. "아이폰16 판매량이 줄어든 건 상위 모델인 아이폰16 프로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16에 탑재하지 않은 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도 반응이 시원치 않다. 중국 쇼핑 플랫폼 '핀둬둬'에서 아이폰16은 정가인 9999위안(약 188만6811원·아이폰16 플러스 512GB 기준)보다 10%가량 저렴한 8999위안(약 169만8111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신모델인 제품에 할인이 들어가야 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지 않다는 방증이다.

아이폰16을 향한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월 21일(현지시간) 중국 SNS '웨이보'에 "아이폰16 시리즈를 좋아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애플 CEO가 특정 국가에 판매를 촉구하는 글을 쓴 건 이례적인 상황임에 분명하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아이폰16을 출시하면서 한국을 처음으로 1차 출시 국가에 포함시켰다. 그 덕분에 올해엔 한국 소비자도 신작 아이폰을 곧바로 받아 볼 수 있다. '1차 출시 호재'가 작용한 셈인데, 그럼에도 사전 예약 판매량이 그리 좋지 않다. 쿠팡에 따르면 전작인 아이폰15의 사전 예약 판매량이 9만4000대였던 반면, 아이폰16의 판매량(9월 13~17일 기준)은 절반 수준인 4만2000대에 그쳤다.

지금까지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업계에선 '예전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혁신이 없다' 등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그럴 때마다 애플의 새 아이폰은 전작을 뛰어넘는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며 보란 듯이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 아이폰16은 세계 곳곳에서 저조한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왜일까.

업계에선 "아이폰16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문제가 앞서 궈밍치 애널리스트가 언급한 'AI의 부재'다. 당초 애플은 아이폰16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기술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하려 했다. AI를 자체 구동하기 위해 기기 성능도 이전 모델보다 대폭 향상했다.

하지만 애플 인텔리전스의 개발 일정이 미뤄지면서 결국 미국에 한해 테스트 버전을 탑재해 출시했다. 게다가 지원하는 언어도 영어뿐이다. 한국어·중국어·일본어 등은 내년쯤에나 적용된다. 'AI폰에 AI가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거다.

[사진=뉴시스]

물론 모든 판매처에서 아이폰16의 인기가 저조한 건 아니다. 통신사들이 집계한 아이폰16 사전 예약 판매량은 전작인 아이폰15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모델에서 화이트 색상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고, 고급 라인인 '아이폰16 프로맥스'에선 새롭게 선보인 '데저트 티타늄' 색상의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 지점에선 살펴볼 게 있다. 통신사들이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과감한 할인책'을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최대 30%까지 할인이 가능한 온라인 요금제를 혜택으로 곁들였다. KT는 '아이폰16 구매 시 최대 8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LG유플러스도 최대 51만원 공시지원금에 액세서리 쿠폰 3만원을 제시했다. 바꿔 말하면 중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할인 마케팅 없이 소비자를 붙잡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과연 애플은 이번에도 '아이폰 신화'를 일궈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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