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음식 하면 흔히 해운대나 남포동을 떠올리지만, 진짜 아는 사람들은 ‘동래’를 이야기한다. 오랜 전통과 따뜻한 골목 분위기가 살아 있는 동래구는, 숨은 맛집이 촘촘히 숨어 있는 미식의 동네다.
이번엔 부산 토박이들도 소문만 듣고 찾는다는 동래의 찐맛집 5곳과 브런치가 훌륭한 감성 카페 한 곳을 함께 소개한다. 맛과 분위기, 그 두 가지를 모두 잡고 싶다면 이 리스트는 꼭 참고해보자.
1. 보양의 진수, 배종관동래삼계탕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삼계탕 전문점. 배종관동래삼계탕은 그 깊은 내공이 담긴 국물 맛으로 단골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녹각, 황기, 당귀 등 7가지 약재로 끓여낸 궁중약계탕은 입에 닿는 순간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는 느낌이다.
찰밥과 곁들여 나오는 동치미, 깍두기도 삼계탕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숨은 주역이다. ‘건강하게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곳이 정답이다.
2. 백년의 시간 담긴, 동래할매파전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그야말로 전의 정석을 보여주는 이곳은 백년가게로 인증받은 ‘동래할매파전’이다.
무쇠팬에 구워내는 해물 가득한 파전은 풍미가 진하고 고소하며, 일반 간장 대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방식이 독특하다.
전통적인 인테리어 속에서 나오는 푸짐한 밑반찬까지, 파전을 하나의 ‘요리’로 승화시킨 이곳은 동래 맛집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하다.
3. 바다를 밥상에 담다, 박해윤통영해물밥상

한 상 가득 차려지는 해산물 밥상이 감탄을 자아낸다. 박해윤통영해물밥상은 통영산 생굴, 전복, 꼬막 등 싱싱한 재료를 그날그날 들여와 깊은 손맛으로 조리한다. 마치 어머니가 정성껏 차려준 듯한 반찬들은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든다.
루프탑 좌석도 마련돼 있어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식사하기 좋고, 상견례 자리로도 자주 이용될 만큼 분위기와 정갈함 모두를 갖춘 곳이다.
4. 태국의 맛 그대로, 타이빈

태국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은 동래의 정통 태국 요리 전문점. 타이빈은 마치 방콕의 고급 레스토랑을 옮겨 놓은 듯한 실내 분위기와 함께, 정통 태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 메뉴인 뿌님팟퐁커리는 부드러운 소프트쉘 크랩에 진한 커리 소스를 얹은 요리로, 현지의 맛을 그대로 담고 있다. 방갈로 형태의 프라이빗 룸도 있어 특별한 날 식사 장소로도 손색없다. 식사 후 허심청 온천 코스로 연계하면 완벽한 하루가 완성된다.
5. 분위기까지 챙긴다면, 코모도테이블

온천천 산책로 옆, 느티나무 아래 자리한 이 감성 브런치 카페는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를 선물한다. 아보카도 샌드위치부터 콥샐러드, 차돌샐러드까지 다채로운 브런치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며, 유럽 감성의 인테리어와 창밖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고,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해 산책 겸 들르기 좋은 카페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커피 한 잔의 여유에 풍경까지 더해지는 곳, 동래에서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마무리하며
여행지의 매력은 꼭 화려한 풍경이나 유명한 명소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동네 골목에서 마주치는 따뜻한 한 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가게 하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곤 한다. 부산 동래는 그런 여행의 순간을 품은 동네다.
현지인들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진짜 맛집, 그리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카페까지.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정성, 공간의 분위기를 찬찬히 느껴보면 ‘맛있다’는 말이 단순히 음식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잠시 부산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이번엔 동래로 방향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유명한 맛집 리스트보다는, 현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진짜 로컬의 맛을 따라가 보자. 그곳에, 당신만의 부산 여행이 담기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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