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대신 햇살이 축복”…부천시청 잔디광장서 열린 특별한 결혼식

주말 오전, 부천시청 잔디광장. 초록빛 잔디 위로 간이 아치와 의자가 놓이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결혼식이 준비되고 있었다.
웨딩홀의 화려한 조명 대신 자연의 햇살이 예식을 비추고, 부천아트센터 대형 전광판을 활용해 신랑 신부의 웨딩사진이 송출돼 축가 대신 가족과 지인의 박수가 공간을 채웠다.
최근 부천시가 청사 내 잔디광장을 시민에게 개방하면서,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첫 사례다.
고물가 시대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결혼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부천시청이 공공공간을 활용한 '야외 결혼식' 아이탬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한 신혼부부는 "결혼식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시청 잔디광장에서 의미 있는 결혼식을 치르게 돼 정말 만족스럽다"며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해 더 따뜻한 결혼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잔디광장 결혼식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정해진 틀 대신 신랑·신부가 직접 식순을 구성하고, 지인들이 사회와 축가를 맡는 등 '우리만의 결혼식'을 만들어간다. 하객들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예식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축하의 마음을 나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예식장 대관료와 각종 부대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고 있다. 일부 부부는 절감된 비용을 신혼 생활 준비나 주거 마련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간소하지만 정성이 담긴 준비가 눈에 띄었다. 꽃 장식 대신 직접 꾸민 소품들이 자리했고, 가족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결혼식을 함께 만들어갔다. 행사 내내 웃음과 박수가 이어지며 잔디광장은 작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부천시는 시민 누구나 공공시설을 활용해 의미 있는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공간 개방을 확대할 예정이다.
남동경 부천시장 권한대행은 "부천시는 공공시설 개방을 통해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잔디광장에서 울려 퍼진 축하의 박수는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 새로운 결혼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한편, 신청 자격은 부천시민과 부천시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면 부천시 누리집 검색창에서 '결혼식 장소대관'을 검색해 신청 방법과 절차를 확인한 뒤 사전 신청하면 된다.
천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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