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인 줄 알고 기다렸는데".. 키움 안우진, 생각보단 좀 밋밋한데?

955일을 기다린 끝에 복귀전에서 160km를 찍었을 때, 팬들 사이에서는 '끝판왕이 돌아왔다'는 기대가 폭발했다. 그런데 18일 KT전 2차 등판을 보니 솔직히 좀 밋밋했다.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에 투구수 28개, 복귀 후 첫 실점과 함께 패전투수까지 안겼으니 말이다. 물론 빌드업 과정이라는 건 알지만, 156km도 한가운데 들어가면 그냥 맞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한 하루였다.

1회는 괜찮았는데, 2회에서 삐끗

안우진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선발 등판해 1회 선두타자 최원준을 154km 포심으로 간단히 중견수 뜬공 처리했고, 김상수에게는 포심 두 개로 몰아붙인 뒤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다만 3루수 김지석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면서 1사 1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맞붙은 김현수가 만만치 않았다. 7구 접전 끝에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157km 포심을 정확하게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하면서 1사 1·2루 위기가 됐다. 하지만 장성우를 상대로 안우진의 주무기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는데, 바깥쪽 낮은 코너에서 존 밖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낸 뒤 두 번째 슬라이더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1회를 넘겼다.

문제는 2회였다. 선두타자 샘 힐리어드에게 1회에는 단 1개만 던진 커브를 집중적으로 구사했는데, 풀카운트 끝에 8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며 볼넷을 내줬다. 배정대는 153km 포심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힐리어드를 2루에서 잡았지만,

바로 다음 타자 장준원에게 던진 초구 156km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1타점 2루타가 됐다. 복귀 후 첫 실점이 이렇게 허무하게 나왔다.

변화구 비율 60%, 복귀전과는 확실히 다른 목적

이날 등판의 목적은 분명했다. 복귀전에서는 초구부터 150km 후반대를 거침없이 뿌렸지만 이번에는 달랐는데, 총 28구 중 속구 11구에 변화구 17구로 변화구 비율이 60.7%에 달했다. 통산 빠른볼 비율이 50.1%인 안우진의 평소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볼배합이었다.

슬라이더 7구, 커브 6구, 체인지업 4구를 골고루 던지며 변화구 감각을 체크하는 데 방점을 뒀고, 속구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나왔지만 복귀전의 160km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였다.

다음 상대가 최강타선 삼성이라는 게 함정

안우진의 다음 등판은 24일 고척 삼성전으로 예상되며, 3이닝 투구에 도전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이 올 시즌 리그 최강타선을 자랑한다는 점인데, 가운데 들어가면 맞는다는 걸 확인한 직후에 최강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빌드업 과정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토미 존 수술과 어깨 수술을 거쳐 955일 만에 돌아온 안우진에게 당장 완벽한 피칭을 기대하는 건 무리이고, 1이닝에서 2이닝으로, 다시 3이닝으로 차근차근 이닝을 늘려가면서 아프지 않은지, 구위와 제구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2022년 골든글러브의 그 모습은 언제쯤

기대가 컸던 건 사실이다. 2022년 30경기 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에 역대 단일시즌 한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신기록(224개)을 세우며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파이어볼러, 메이저리그가 눈독 들이는 에이스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2차 등판까지 봤을 때 아직 '끝판왕'이라고 부르기엔 좀 이르다는 느낌이 든다. 복귀전 1이닝 무실점에 2차 등판 2이닝 1실점, 합쳐봤자 3이닝 1실점이고 정상 로테이션에 완전히 합류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팬그래프도 안우진을 "전성기 기준 메이저리그 2-3선발급 잠재력을 지닌 투수"라고 평가하면서 "2026년 복귀 후 구위를 회복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지금은 그 지켜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