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방법 3가지 방법? ‘쉼·생각·여행’

본 인터뷰는 김희봉 작가가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향후 ‘김희봉이 만난 사람’ 인터뷰 시리즈를 사례뉴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희봉 작가는 교육공학박사로 공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윤리 교육과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국방대학원 및 한양대학교에서 리더십(M.A)과 교육공학(Ph. D)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HRD 컨설팅, 교육과정 개발, 강의 및 코칭 등을 수행하면서 군(軍), 대학교, 컨설팅사, 대기업 등에 속한 다양한 구성원들의 성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으며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매력과 가치를 알고 의미와 재미 그리고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울러 HRD는 이론과 실제가 접목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와 한국인적자원관리학회 편집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학술연구와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휴먼웨어101’ ‘다시 강단에서’ ‘리더스타그램’ ‘HRD연구방법가이드’가 있으며 뉴스레터인 HRD Curator의 발행인이기도 합니다.

이봉원 원장 인터뷰 1편에 이어 2편이 이어집니다.

이봉원 원장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자활복지개발원에서 운영하는 한국자활연수원에서 원장으로 일했고 현재는 공로연수 중이다. 그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91년부터 2004년까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2005년부터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전국의 보건복지분야 공무원과 민간 종사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실무와 지원업무를 했으며 2015년 충주에 한국자활연수원을 오픈하면서 자활분야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인력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교육기관의 책임자로 일했으며 사회복지와 HRD를 접목하는 융복합 업무를 20년 동안 한 전문가다.

Q5. 계획한 일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경우에는 어떻게 하십니까?

제가 일을 하면서 초기에 자료 모으고, 분석하고, 방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라 진도 관리에 자주 어려움을 겪는 편입니다.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확인하면 ‘몰아서’정리하고 가는 편입니다. 다른 업무나 개인 스케줄도 다 접어 버리고 주말이라도 집중해 정리하면 정상 일정, 계획된 진도 대로 회복됩니다.

일정대로 안된다고 고민하는 시간에 집중해서 해내버리고, 단순 작업이 있으면 동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직원들이 그런 상황이면 인원을 더 붙여서 함께 몰입해 밀린 일들을 처리해 내면 시원하게 길이 뚫립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일정 계획도 잘 세우고 관리 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포기할 것들은 빨리 접습니다. 매번 계획을 세울 때는 전년 대비 몇 퍼센트 높게 목표를 잡아야 하는 게 일상입니다. 자원, 사람과 예산은 동일한데 과도한 목표를 정하고 나도, 직원들도 힘든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중간평가를 하고 집중해야 할 일을 다시 정리하면 포기할 것들을 함께 결정합니다. 질적인 면에서도 모두 잘하려고 하면 지쳐버려서 일정대로 안되는 일이 늘어납니다. 접을 수 없는 일이라면 너무 욕심내지 않고 적정(?) 수준에서 해내는 걸로 정리합니다.

Q6. 평소에 어떤 방법으로 학습하십니까?

다른 분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자주 살펴봅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좋은 학습 주제들, 방법을 알려주니까 자주 보고, 참고합니다. 책 읽기와 각종 강의 듣기, 학습모임 참석을 균형 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2~3년 공부할 주제는 꾸준히, 단기간에 정리할 학습 주제는 집중해서 해내려고 합니다. 퇴직 준비 기간에는 그동안 했던 일들을 강의자료나, 책으로 정리해내려고 목표를 정하고 진행 중입니다. 그러면서 더 공부하게 됩니다.

특히 올해는 좋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배우려고 합니다. 업무에 바빠서 인사하는 수준으로 만나고 헤어졌던 선배들, 동료들,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만납니다. 이분들을 ‘인터뷰한다’ 생각하고 궁금한 것들 묻고, 해주시는 말씀들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블로그에 정리합니다.

공개하지 않고 혼자 보기도 하고, 실명은 밝히지 않고 주요 내용만 공개하기도 합니다. 더 공부해야 할 것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고, 함께 할 일을 발견하기도 하고, 잘 하라고 격려와 응원을 받기도 합니다.

Q7.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 또는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매너리즘은 그나마 자신이 하는 일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을 때 생기는데...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대충 하거나, 아예 미루어버리는 게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매너리즘을 그런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좀 쉴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내가 여기서 기여하면서 성장하고 있는지’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계획해 가질 필요가 있겠지요. 제발 혼자 여행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많이 다녀 보길 권합니다.

나름 동기와 의미를 갖고 일하는데 같은 일을 계속하다 보면서 겪게 되는 매너리즘이라면 업무를 바꿀 수 있으면 좋은데…그렇지 못하면 먼저 고객들을 생각하고 만납니다.

연수원은 사회복지사 뿐 아니라 국가로부터 생계비를 지원받아야 하는 힘든 주민들도 주요 고객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완도에서 충주까지 오시는 분도 있고요, 전국에서 오십니다. 이분들이 여기서 5일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데 정신 차려서 일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간식이라도 더 챙기고, 다음에는 쉬는 시간도 더 여유 있게 배정하고, 신체활동도 넣어야겠다 이렇게 반성하지요. 교육 마치고 만족도 평가도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전체 만족도 점수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항목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고민하고요.

주관식 항목에 소수만 적으셨더라도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함께 노력해서 바꾸면 뿌듯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교육 업무를 감당하고, 내년에는 더 좋은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일이고, 방법인 것 같습니다.

Q8. 자신을 움직이는 힘, 즉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직업생활에서는 나와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좋은 동료가 되자는 마음 같습니다. 이들로부터 인정받고 함께 즐겁고, 의미 있게 일하는 게 제일 큰 보람이고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몇 년을 일했는데 안팎에서 실력 있다고 인정받지 못한다면 많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 일을 통해 사회에 작은 변화를 만들고,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잘 돕고 있는지 질문하면서 성찰도 하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삶에서는 가족의 사랑,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살아가는데 제일 큰 힘이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부모님 생각하면 늘 죄송한 마음이고…작년에 태어난 손자가 커서 ‘우리 할아버지 멋있다’고 생각해 줄까…요즘 이런 생각 하며 시간을 아끼고, 잘 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Q9.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는 데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시간과 돈을 쓰는 것입니다. 일하느라 바쁘다 보면 사람 만나는데 에너지를 쓰지 못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 나하고 잘 맞는 사람들, 이분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내고, 돈도 써야 합니다.

선배들과 만나면 가끔씩은 내가 대접하려고 합니다. 시간을 내지 않고, 돈을 쓰지 않으면 금방 멀어집니다. 애경사 때라도 성심껏 챙기려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몸 부조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힘든 일, 좋은 일 있을 때 찾아가서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서 미안하네요’ 이런 마음으로 가만히 앉아있다가 오는 것도 좋은 부조가 아닐까요? 가족관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양보, 배려.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상대방을 우선해 주면 어떨까요? 직장 생활이 늘 일도 많고, 경쟁관계일 경우도 있지만 내가 조금 양보하거나 희생하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인정도 받고 관계도 원만할 겁니다.

매번 그러지 못하면 잘 살펴보고 적절한(?) 때에 ‘내가 하겠다’고, ‘이번에는 우리 팀이 양보하겠다’고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기가 항상 이겨야 하고, 늘 다 가져야 한다고 하는 것도 습관이 되더군요. 사소한 것 같지만 점심 메뉴 하나 가지고 끝까지 고집부리는 사람은 같이 밥 먹기 싫고 약한 사람한테 기어코 이기고 좋아하면 보기 싫습니다.

Q10. 리더십과 HRD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도서, 공연, 영화, 장소 등)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을 추천합니다. 원서 제목은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인데 ‘성공하는 사람들’로 번역해 더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스티븐 코비 박사가 1990년에 썼고, 1994년에 김영사에서 번역, 출판했습니다. 94년에 나온 초판이 제가 처음 제대로 읽은 자기 계발서였습니다. 혼자 읽고 흥분해서는 직원 워크숍에서 발표하겠다고 나서서, 신촌의 허접한 카페에서 직원들 앞에서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요즘도 강의 시간에 교육생에게 선물하기도 합니다. 제 책장 잘 보이는 곳에 94년에 읽었던 초판을 꽂아 두고 가끔씩 읽어보기도 합니다.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도 권합니다. 충주 발령받고 도서실 세팅하면서 첫 구매 도서로 구입해서 필사하며 읽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눈 덮인 만주벌판을 짚신 신고 걸었던 선조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그때 태어났더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정래 작가님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도 이어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에 자주 가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여행 가면 꼭 도서관에 가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지방 도서관들도 책도 많고, 공간도 쾌적하고 깔끔합니다.

주차도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식사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여행길에 뉴욕,  LA의 공립 도서관에서 각각 이틀씩 책을 보며 쉬었습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하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글/이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