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유화 시그널… 인도적 지원 전격 승인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전격 승인했다.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미·북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간 미·북 대화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해온 한국 정부 역시 미국 행정부와 교감하며 대북 지원사업을 재개하는 수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대북 인도적 사업 17건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9개월간 제재가 면제된 사업이 없었는데, 미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일괄적으로 승인이 이뤄진 것이다.
이들 사업의 주체는 경기도 3건과 국내 민간단체 2건을 포함해 한국 5건, 미국 등 외국 민간단체 4건, 세계보건기구(WHO)·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유엔식량농업기구(FAO) 같은 국제기구 8건 등이다. 보건·식수·위생·취약계층 영양 등 인도적 지원이며 사업별 규모는 평균 수십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대북제재위는 조만간 공식 의결 절차를 거치고 제재 면제 사실을 각 사업 시행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계 진전에)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을 진행한 이후 나왔다. 다만 북한이 인도적 지원 물자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대북사업에 대한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대북 지원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강력하게 희망하면서 대화 여건을 조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안보리 제재 면제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수현 기자 / 김상준 기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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