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야쿠르트로 벌어 배달에 넣더니…신사업 '휘청'

hy가 지난해 본업에서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순손실을 이어간 배경에는 배달 신사업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사진제공=hy, 이미지제작=최석훈 기자

hy가 지난해 본업인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견조한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배달 신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야심 차게 내놓았던 배달앱 ‘노크(Knock)’가 출시 1년 6개월 만에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hy의 플랫폼 확장 전략은 수익성 중심의 ‘전략적 재편’으로 급선회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는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1조155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은 여전히 흑자를 냈지만 영업외비용에 반영된 지분법손실 1091억원이 더해지면서 당기순손실 165억원을 냈다. 요구르트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번 돈이 투자 손실에 상쇄된 셈이다.

야심차게 띄운 노크, 1년6개월 만에 청산 수순

지분법손실 부담의 중심에는 부릉과 노크가 있다. hy가 2023년 약 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부릉은 2025년 당기순손실 281억원을 기록했다. 장부금액도 전기 말 389억원에서 당기 말 221억원으로 줄었다. 노크 운영 법인인 하이노크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2025년 당기순손실 46억원, 순자산 -3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기말 장부금액도 0원이 되면서 결국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노크는 hy가 2024년 6월 서울 강서구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배달앱이다. 낮은 수수료율과 무료 배달을 내세운 ‘상생형 배달앱’을 표방했지만,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양분한 시장 구조를 넘지 못했다. 공공배달앱까지 가세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이용자 확보에 실패하며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 hy가 앞서 인수한 부릉이 배달대행을 담당하는 물류 인프라였다면, 노크는 주문 중개를 맡는 앱이었다는 점에서 hy는 주문과 배송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크 청산은 hy의 배달 전략이 확장에서 재편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hy는 사명 변경 이후 종합유통기업으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물류와 플랫폼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부릉 인수로 배송망을 확보한 데 이어 노크를 통해 주문 플랫폼까지 직접 구축하려 했지만, 결국 앞단 서비스부터 접게 됐다. 배달앱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과 수익성 한계가 확인되면서 hy의 플랫폼 실험도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부릉은 안고 간다…지원 계속되는 hy

노크가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고 해서 hy가 배달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은 아니다.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은 2025년 매출 3278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 281억원을 냈다. hy 감사보고서상 부릉 관련 장부금액도 여전히 남아 있어 손실 부담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히려 hy는 부릉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hy는 2025년 부릉 주식의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을 교환하는 PRS 계약을 체결했고, 당기 중 파생상품평가이익 3억원을 인식했다. 2026년2월에는 부릉 운영자금 차입에 대해 30억원 한도의 연대보증도 제공했다. 노크를 접는 대신 배송 인프라인 부릉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릉을 계속 안고 가는 전략이 hy에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본업에서 흑자를 내고도 지분법손실로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부릉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hy의 수익성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노크처럼 비교적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사업과 달리 부릉은 이미 인수 대금과 각종 지원이 투입된 자산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상화 여부가 hy 재무 부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hy 관계자는 “부릉 관련 PRS 계약은 단순한 손실 보전이 아니라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일반적인 금융 형태”라며 “현재 노크 사업 재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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