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이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이사회 독립성과 책임 분담 강화를 중심으로 내부 지배구조를 재정비했다. 특히 임원과의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표이사 주도로 설명회를 여는 등 사내 소통에 집중한 결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책무구조도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1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3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책무구조도를 정식 도입하고 이달 초 홈페이지에 대표이사를 포함한 13명 임원의 책무를 세분화해 공시했다. 대표이사 총괄관리의무 이행 방안을 수립하고 부서별 관리 매뉴얼도 함께 마련했다.
책무구조도는 경영 각 분야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지배구조 체계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조직 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책임 흐름도"라며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이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경영진과 이사회 단위의 승인, 감독 흐름이 명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사회 권한과 책임, 내부통제·위험관리 정책 수립·감독 등을 내부규범에 명시했다. 또 '책무구조도 마련 및 변경' 항목을 내부규범에 명문화 했다.
특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당국이 책무구조도 도입 전 시범운영 결과에서 지적한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삼성생명은 '2025 ESG 보고서' 발간 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한다는 내용을 담아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에 힘을 실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긴 것은)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견제구도를 유지하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객관적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외이사는 상법에 따라 1개사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해 이사 선임 시 성별·나이·국적 등의 차별을 금지하고 여성 사외이사 1명 이상을 선임했다"며 "전문성 측면에서 금융, 경제, 경영, 회계 소비자보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 및 실무경험을 보유한 후보군을 추렸다"고 부연했다.

위원회는 ESG위원회를 포함해 7개로 구성했다. 보수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이사회 의장인 유일호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내부통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운영 주기도 반기 1회 이상으로 조정했다. 위험관리위원회는 지난해에만 10차례에 걸쳐 49건의 안건을 다룬 바 있다.
다만 위험관리위원회 위원장이던 구윤철 사외이사가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지명돼 사임하하면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50%로 줄었다. 사외이사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 전체 이사진은 6명, 이 중 50%가 사내이사이다. 이에 따라 내부규범상 사외이사 과반 유지 기준에는 당분간 미달할 전망이다.
삼성생명 측은 "(내부규범을 지키기 위해) 추후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후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구 이사의 후임으로 정부 조직 경험이 풍부한 정부 기관 출신 인물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의 사외이사 3명은 모두 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개정된 지배구조법 시행령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를 목표로 임원별 내부통제·준법감시·리스크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그 이행 내역을 책무구조도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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