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따라 새벽 등산을 갔다가.." 정상 벤치에서 마주친 사람에 말을 잃었다

남편이 요즘 새벽마다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다니는 것이 걱정되어 어느 날 남편을 따라 산에 올랐습니다.정상에 다다르자 벤치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남편을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 순간 저는 말을 잃었습니다.

새벽마다 사라지던 남편

남편은 퇴직 후 몇 달째 새벽 다섯 시면 등산복을 챙겨 입었습니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면 그냥 뒷산이라고만 했습니다. 돌아오면 표정이 밝아서 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가는 모습이 조금씩 마음에 걸렸습니다. 결국 저는 함께 가 보겠다며 따라나섰습니다.

정상 벤치의 그 사람

정상 벤치에 앉아 있던 사람은 남편의 오랜 친구였습니다. 몇 해 전 사업이 망한 뒤 연락이 끊겼던 사람이었습니다. 남편은 그 친구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 함께 산에 올랐던 것입니다. 친구는 남편 덕분에 다시 사람을 만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나눈 말

산을 내려오며 저는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괜히 걱정할까 봐, 그리고 친구의 체면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의심했던 마음이 부끄러워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리 말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서운함도 남았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작은 일이라도 서로 먼저 이야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배우자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그 뒤에는 말하지 못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심보다 먼저 묻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길입니다.요즘 배우자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오늘 편하게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솔직한 대화가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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