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스피드왕 112 vs 119

이 사진을 보라. 지난해 7월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참사 현장에 경찰차와 구급차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

이런 사건사고 현장을 목격하면 보통 휴대전화로 112 혹은 119에 신고를 하는데, 여기서 궁금증. 112와 119 중에 어디가 더 빨리 올까? 도움이 급할 때 둘 중에 어디에 먼저 전화하는 게 좋을까? 유튜브 댓글로 “112와 119 가운데 어디가 더 빠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평균적으로 따졌을때 사고 현장에 더 일찍 도착하는 건 112, 즉 경찰이다. 한 국회의원실을 통해 경찰청과 소방청으로부터 각각 신고 접수 후 현장 도착 시간 자료를 받아봤다.

그랬더니 112 신고에 따른 경찰 도착 시각은 최근 5년간 평균 5분 내외였다. 반면 119 소방은 짧게는 7분, 길게는 12분까지 걸렸다. 물론 모든 사건사고마다 경찰이 소방보다 빨랐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어쨌든 평균 시간을 따져보면 경찰이 조금 앞선 건 사실이다.

지역별 통계를 봐도 경찰 도착 시각이 소방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지역별로 따져보면 경찰의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곳은 서울(4분10초), 소방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이 가장 짧은 곳은 대구(5분)였다. 반대로 가장 길었던 곳은 경찰의 경우 충북(6분1초)이었고, 소방은 충북과 경북(9분)이었다.

경찰이 소방보다 먼저 오는 이유 첫째. 근무 형태상 차이. 먼저 경찰은 112 신고가 들어오면 신고자 위치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경찰차와 지구대·파출소 인원이 출동한다. 일상적으로 순찰을 하던 경찰차가 인근 위치로 바로 이동하는 때도 있다.

반면 소방은 보통 각 거점에 구급차나 화재 진압용 차량이 대기하다 출동하는 구조라상대적으로 도착 시간이 늦다.

[경찰 관계자]

긴급한 신고 같은 경우에 최인접 순찰차를 이제 지령을 하고 그 이후에 이제 형사라든지 다른 여타 경찰관들을 후속 조치로 그렇게 이제 총력 대응 지령하는 시스템이어서 아무래도 출동 시간이 소방보다는 조금 더 빠르지 않을까.

둘째, 경찰과 소방의 인력 차이. 지난해 기준 경찰 지구대·파출소는 전국에 총 2000여개, 인원은 5만명 가까이 된다. 반면 지난해 소방 119안전센터는 전국에 총 1100여곳, 구급대원은 1만4200여명이었다. 어쨌든 경찰이 수적으로 더 많긴 한 거다.

[소방 관계자]

센터 수라든지 경찰차 대수라든지 저희 소방서나안전센터 수랑 전국에 있는 구급차 대수랑도 아무래도 그리고 또 경찰 출동 건수랑 저희 출동 건수랑도 차이가 당연히 있을 거라서.

만약 왱구님들이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면, 어디에 먼저 연락하는 게 좋을까. 112와 119는 모두 긴급 신고 번호지만 당초 목적이 조금 다르다.

먼저 112는 도난이나 폭력사건, 또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목격하는 등범죄 관련 사안을 신고하는 번호다. 반면 119는 불이 났거나 누군가가 응급 상황에 처해신속한 의료 지원이 필요할 때 부르는 게 본래 취지다.

근데 깊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경찰과 소방이 신고 내용을 실시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 정부는 지난 2016년 경찰과 소방이 신고 내용과 위치 정보, 신고자 전화번호 등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시민이 112나 119 둘 중 어느 곳에 신고를 해도,각 기관에서 ‘공동 대응 요청’ 버튼 하나만 누르면 즉시 상대 기관에 접수된 내용을 알 수 있다. 실제 경찰과 소방은 매일 약 5000건, 1년간 약 180만건의 사건사고에 대해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취재하다가 알게 된 건데, 아예 112와 119 등 긴급신고 번호를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갑자기 헷갈릴 수도 있고, 어차피 두 번호 가운데 아무 곳에나 전화해도 조치가 이뤄지는데 굳이 비효율적으로 번호를 두개나 둘 필요가 있냐는 거다.

특히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사건 사고가 터질때마다 긴급신고 번호 통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미 긴급 번호를 일원화한 해외 나라도 좀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911번, 영국과 마카오, 말레이시아와 홍콩은 999번으로 통합돼 있다.

실제 정부는 통합 방안도 검토했지만, 대국민 설문조사와 용역 연구 끝에 결국 지금처럼 복수 번호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경찰과 소방의 역할이 분리된 상황에서 당장 신고 번호를 통합하기는 어렵다는 이유 때문. 대형 재난 상황에서 신고가 폭주할 경우, 빠른 접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아무튼 인원과 출동 구조 탓에 주로 119보단 112가 현장에 더 빨리 도착하지만,어차피 서로 정보를 공유하니 급할때는 아무 번호나 하나 택해서 빨리 신고부터 하는 것이 좋겠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뛰는 경찰관과 소방관 분들, 항상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