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도 아닌데…카카오인베 자본금 줄였다 늘였다, 왜?

윤지혜 기자, 황국상 기자 2022. 11. 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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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내달 27일 액면가 1만원의 보통주 220만1914주를 16만4272주로 임의무상소각하는 감자를 단행한다.

주주구성 변화가 없는 가운데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만 줄어드는 셈이다.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모두 거친 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자본금은 75억원으로, 기존 220억원의 3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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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인베스트먼트, 자본금 3분의 1로 조정유증 제반비용↓…대규모 현물출자 계속되나
/사진=배한님 기자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전 92%에 달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유상증자 후에도 자본금이 기존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택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내달 27일 액면가 1만원의 보통주 220만1914주를 16만4272주로 임의무상소각하는 감자를 단행한다. 감자비율은 92.54%다. 올 연말 카카오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에 앞서 자본금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이는 차원이다.

지난 10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에 1주당 200만원에 신주 58만1692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총 1조1634억원 규모로, 카카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 △SK스퀘어 △카도카와 △두나무 △휴먼스케이프 주식으로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이들 기업 주주는 카카오에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 바뀐다.
자본금 3분의 1로…대규모 현물출자 계속되나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 카드는 주로 자본잠식 탈출방법으로 쓰여서다. 무상감자로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끌어올린 후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유치, 부채비율을 낮추는 방식이다. 최근 롯데지주·에어부산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그러나 카카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3분기 136억원의 당기순손익을 내는 등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가 자기 지분을 줄인 후 새로운 지분을 늘리는 형태가 된다. 주주구성 변화가 없는 가운데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만 줄어드는 셈이다.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모두 거친 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자본금은 75억원으로, 기존 220억원의 34% 수준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감자 후 증자는 주주구성이 바뀔 때 신규 투자자 부담을 덜기 위해 취하는 조치"라며 "카카오인베스트는 주주구성이 달라지는 게 아닌데 유상증자 전 무상감자를 하는지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사진=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에 카카오는 "단순한 자본금 규모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선 카카오인베스트먼트향 투자 강화 시그널로 해석한다. 자본금 규모가 줄면 현금출자 및 유상증자 제반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지분 100%를 보유한 카카오 입장에선 다른 주주의 '더블 지분가치 희석'을 우려할 필요 없이 실무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계열사 줄이기에 나선 카카오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청산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이번 조치로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셈이다. 실제 이번 현물출자로 공동체 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역할이 커졌다는 해석도 있다. SK텔레콤·SK스퀘어처럼 카카오 본체 사업과는 관계없는 투자사 관리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전담하게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와 공동체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 및 비즈니스 자산과 연계해 보유 자산을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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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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