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지금 몇시?” “네시야. 인도네시아”라는
오랜 부장님 개그로 익숙한 인도네시아.
사실 1만 8,000개가 넘는 섬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인구 약 2억 8,000만 명에 육박하는 대국이자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입니다.

이에 잠재력 큰 시장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IT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참고로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인디게임 ‘커피 토크’가 바로
인도네시아 개발사가 만든 게임입니다.

그런데 최근 인도네시아 IT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보 통신 관련 정부부처,
이른바 ‘Kominfo(이하 코민포)’가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배틀넷, 오리진, 페이팔 등
각종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접속을 차단해버린 것인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의 발단은 재작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가는 모든 유혈 사태를 예방할 의무가 있다’는
인도네시아 헌법을 근거로 내세우며
하나의 규정을 신설했는데요.
그 내용인즉슨 정부 당국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공공질서를 교란시키는 콘텐츠를
강제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이죠.

해당 규정의 취지는 그럴싸하지만,
정부가 인터넷 상의 콘텐츠 유통을 자기 입맛대로 통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게도
해당 규정에 동참하도록 압박했습니다.
그 마지노선이 지난달 7월 20일이었고,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해당 규정에
일찌감치 동의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많은 해외 기업들의 서비스, 플랫폼이
인도네시아에서 차단된 것이죠.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인도네시아 내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게임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스팀,
그리고 결제수단인 페이팔 차단으로 인해
게임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벌어졌기에 큰 반발이 있었죠.

코민포는 사람들이
다른 디지털 뱅킹 서비스로 이전할 수 있도록
페이팔 차단을 일시적으로 해제했고,
스팀의 경우 새 규정에 동의를 표하며
인도네시아에서의 접속이
다시금 가능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규정에 대한 반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코민포에 법정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죠.
이번 사건은 차단됐던 서비스, 플랫폼들이 하나둘씩 재개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국면이지만,
여전히 오리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유비소프트 커넥트 등은
접속이 차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아울러 인터넷 상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행태를 조롱하는 밈이 돌고 있지요.
한창 성장하고 있던 인도네시아 IT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임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