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월세 50만원에 8평?… 서울에선 이상일 뿐

최진원 기자 2024. 9. 27. 1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서울권 대학가 월세가 지난해에 비해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의 모습. /사진=최진원 기자
서울권 대학가 월세가 증가하면서 대학생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년 계속되는 집값 상승 여파로 인해 가뜩이나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 주거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달 초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60만원으로 평균 관리비 7만9000원을 더하면 70만원에 육박한다. 월세와 관리비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각각 0.2%, 11% 증가했다.

특히 평균 주거비가 높은 지역은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로 확인됐다. 이화여대는 평균 월세 74만원, 관리비 14만9000원으로 서울 시내에서 가장 주거비가 높은 지역이다. 연세대는 평균 월세 67만원, 평균 관리비 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머니S는 두 학교 인근 지역인 신촌역과 이대역 일대 대학가 원룸 실태를 조사했다.


MZ세대가 희망하는 주거지는 '50만원 이하 8평 이상'… 현실은 달랐다


MZ세다가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월세 50만원 이하·8평 주거지는 서울 신촌역 일대에 없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의 모습. /사진=최진원 기자
지난 3월 뉴스레터 어피티가 MZ세대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45.3%는 월 주거비(관리비 포함) 30만~50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1인 가구에 적합한 최소 주택 크기에 대한 질문에는 조사자 중 44.6%가 26.4㎡(약 8평 이상)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화여대와 연세대를 사이에 둔 신촌역·이대역 일대의 부동산을 찾아 원룸을 문의해본 결과 '50만원 이하·8평 이상'의 매물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소재 부동산을 운영 중인 남모씨는 "50만원이면 8평은 어렵다"며 " 월세 50이면 4~5평 정도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보증금에 대해서는 "1000만원이 기본이고 적으면 500만원도 있다"며 "대학생들은 대략 월세 60만원 정도 선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중개업자 심모씨도 60만~70만원 이상이 많다고 밝혔다. 심씨는 "이 근처가 오래된 주택이 많다"며 "직장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한 부부들이 60~70만원 월세를 받아 생활하는 분도 많다"고 전했다. 또 "(집주인들도) 물가가 워낙 비싸고 하니까 어쩔 수 없다"면서 "(세입자가) 상대적 약자니까 배려할 수 있으면 좋은데 옛날하고 많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연세대에 재학 중이던 김모씨(22·여)는 1학기까지 월세 생활을 했고 50만원 이상의 월세를 지불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총 1년 3개월 거주했는데 첫 1년 동안은 보증금 1000만원에 65만원을 내고 살았고 마지막 3개월은 70만원에 월세를 냈다"고 밝혔다.


'월세 상승' 원인은?… 전세사기·수요자 폭증 등에 의한 매물 부족


대학가 월세가 급등한 이유에 대해 부동산업자들은 매물부족과 전세사기를 원인으로 꼽았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한 부동산 외벽에 월세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부착돼있지 않은 모습. /사진=최진원 기자
해당 지역을 취재하던 중 해당 지역 부동산들은 월세 관련 전단지가 거의 부착돼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심씨는 "붙여두고 싶어도 매물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 근처에 연세대와 이화여대뿐 아니라 서강대, 홍대, 경기대까지 몰려있다"며 "세브란스 병원 간호사분들도 많아서 월세 물량이 아주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호선과 1호선도 끼고 있어 교통도 좋아 입지적으로 좋다"며 "낡은 집들이 많아 면적 대비 매물이 적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집주인들 입장에선) '비싸도 나간다'는 생각으로 임차인 형편이 어려워도 절대 깎자는 말은 안 한다"라면서 "(월세를 높이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없는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 인품이 뛰어난 것이지 평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유하지 않으면 서울에 올라와 학자금이라던가 만만치가 않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희망차게 살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남씨는 월세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전세사기를 꼽기도 했다. 남씨는 "(내가) 26년째 부동산을 운영 중인데 전세 사기꾼들이 판을 치니 (세입자들이) 전세는 물어보지도 않는다"며 "전세가 안 나가니 다들 월세에 몰리고 물량이 부족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김씨는 "매물은 확실히 부족했고 특히 방을 구하던 시기인 5월이 매물이 없어 좋은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며 "대학생 대부분은 인근 방값이 매우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적정 주거비에 대해 김씨는 "방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고 60만원 이하 정도가 대학생들이 부담할 수 있는 정도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