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오물풍선 화재'로 생업 멈췄는데‥지자체는 "복구 먼저 해라"
[뉴스데스크]
◀ 앵커 ▶
북한은 올해 5월 말부터 지난 12일까지 모두 28차례나 오물풍선을 보냈습니다.
거듭 날아오는 오물풍선 때문에 재산피해가 끊이지 않지만 딱히 피해를 호소할 데도 없는데요.
오물풍선 때문에 멈춰 선 경기도의 한 공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제보는 MBC,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천장이 폭삭 주저앉았고, 건물 지붕 일부는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습니다.
사무실은 까만 재로 뒤덮여 있습니다.
"저 안쪽에 보시면 수북이 쌓여 있잖아요. <재가 엄청 쌓여 있네.>"
지난달 5일, 북한이 날린 오물풍선 때문에 불이 난 겁니다.
풍선 발열 타이머가 작동해 오물이 터지는 과정에서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이후 자동차 부품 공장은 가동을 멈췄습니다.
건물이 부서진데다 불을 끄느라 뿌린 물에 기계들이 몽땅 젖어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심기택/공장 관리자] "다 바꿨죠. 이거 그냥 다 뜯어서. 세척을 또 들어가야 돼. 업체에 가서 세척하고 최대한 수분기를 다 제거하고 말려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 만든 제품마저 고철이 됐습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입니다.
자세히 보면요. 겉과 속이 이렇게 모두 심하게 녹슬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복구에 쓴 돈만 8천 만원, 자금이 부족해 지인들에게까지 손을 벌려야 했습니다.
각 지자체가 지원을 하긴 하는데, 일단 피해자가 알아서 복구한 뒤 든 비용을 신청하는 '선 복구 후 보상' 방침 때문입니다.
[심기택/공장 관리자] "(공무원들이) 복구만 신경 쓰라고 그러더라고요. 그거 다 좋아요. 그러면 무슨 돈으로 합니까?"
5월부터 지난달까지 오물풍선으로 인한 재산 피해는 모두 70건입니다.
그 중 43건, 총 9883만원이 지급됐는데 경기도 약 1천8백만 원, 서울 약 8천만 원, 인천은 약 65만 원에 불과합니다.
심씨처럼 영업 정지로 입은 무형의 피해는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습니다.
보상에 허점이 많은 건 애초에 관련 법령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기도청 직원 (음성변조)] "국가의 책임으로 피해 입은 게 아니잖아요. 근거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2천만 원이 필요하다고 해 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
[심기택/공장 관리자] "국가를 상대로 한 전쟁에 가까운 테러예요. 그걸 왜 국민 한 사람이 이 책임을 다 져야 됩니까?"
오물풍선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게 하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이원석 / 영상편집: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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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이원석 / 영상편집: 박초은
조건희 기자(condition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657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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