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 자동화 기업 뉴로메카가 대규모 유·무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조달 규모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8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회사는 생산 인프라 확충과 운영자금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다만 지속된 적자로 인한 단기 자금 여력에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증 직후 무증을 병행하는 구조가 청약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주배정 유증에 무증까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뉴로메카는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보통주는 298만2109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24.12%에 해당한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5만300원으로 확정 발행가는 7월16일에 결정된다.
회사는 유증과 함께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추진한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도 무증 대상에 포함되며 신주배정기준일은 8월3일, 상장 예정일은 8월25일이다. 유증 참여자에게도 무증 권리가 주어지는 구조인 만큼 대규모 주주배정 증자에 따른 청약 부담을 낮추려는 장치로 풀이된다.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 800억원, 운영자금 600억원, 채무상환자금 100억원으로 배정됐다. 시설자금은 포항 생산 인프라 확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운영자금은 원재료 매입과 연구개발·신공장 인력 확충, 신공장 가동 안정화 등에 쓰인다. 나머지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회사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세운 배경에는 여유롭지 못한 재무 상황이 있다. 뉴로메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90억원으로 전년 253억원보다 25% 줄었다. 이와 함께 영업손실은 149억원, 당기순손실은 220억원을 기록해 전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 규모가 아직 고정비와 연구개발비를 감당할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한 것이다.
회사 측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제조업 투자 지연과 일부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이연돼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단기 자금 여력도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 회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381억원, 유동부채는 691억원으로 유동비율은 55.08%에 그쳤다. 단기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가 더 큰 구조다. 동시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14억원 유출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유지되고 있다.
적자 속 최대주주도 청약 참여
이 같은 재무 상황에서 선택한 주주배정 유증인 만큼 기존 주주들의 참여 여부가 조달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최대주주의 청약률은 투자심리와 실권주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뉴로메카의 최대주주인 박종훈 대표는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증서의 15% 수준에 대해 청약할 계획이다. 박 대표에게 배정되는 주식 수는 53만2819주로 예정 발행가 기준 전량 청약에는 268억원이 필요하다. 회사 측은 "개인 주주로서 전액을 부담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제반 여건을 고려해 최대주주가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최대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청약 재원 마련 과정에는 지분율 하락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는 청약 자금 마련을 위해 보통주 일부와 미청약 신주인수권증서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박 대표가 보통주 7만주를 매각하고 배정 신주인수권증서의 15%만 청약하며 특수관계인 2인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현재 18.39%에서 14.88%까지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잔여 전환사채(CB)와 주식매수선택권이 모두 행사될 경우 지분율은 14.41%까지 내려가게 된다.
뉴로메카는 포항 생산 인프라 확충과 운영자금 확보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매출 감소와 적자 지속, 유동부채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유증에 이은 무증은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부담 완화와 청약 참여 유도 효과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주주 역시 전량 청약이 아닌 일부 참여 계획을 밝힌 만큼, 주주들의 청약률이 자금 조달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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