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송이협동조합 이야기

친환경 가방, 빨아 쓰는 행주 등 친환경제품을 생산해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를 줄이고 지역 취약계층과 경력단절여성 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목화송이협동조합’을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만나보세요!


친환경 제품으로
'쓰레기 줄이고, 일자리 늘리고'

목화송이협동조합

한경아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하다 보면 수출 등 전문지식이 부족한 영역은 국가·자치단체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면 생리대, 폐현수막을 활용한 친환경 가방, 앞치마, 손수건, 물병 넣는 주머니, 빨아서 쓰는 행주 등….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목화송이협동조합친환경제품을 생산해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를 줄이고 지역 취약계층과 경력단절여성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합니다.

목화송이협동조합은 2011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지정, 2017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 2018년 서울시 사회적 경제 우수기업 인증 등 활발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했습니다. 목화송이라는 이름은 면을 만든다는 뜻과 목화처럼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목화송이협동조합은 2006년 여성들의 몸에 좋고 비용도 저렴한 면 생리대를 보급하자는 한경아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의 의견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살림의 조합원이었던 한경아 이사장은 “면 생리대를 직접 재단해 사용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성의 몸에 좋고 환경에도 좋아 한살림에 면 생리대를 제품화해달라는 의견을 냈고 한살림 쪽에서 워커즈 콜렉티브로 직접 제작해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살림은 유기농업을 바탕으로 생산자·소비자 간 직거래 운동, 도농 교류 활동 등을 펼치는 생활협동조합입니다. 워커즈 콜렉티브는 노동자가 기업의 소유자가 돼 경영에 참여하는 사업체를 말합니다.


면 생리대, 장바구니, 친환경 가방 등 제작

1~2년 보급 활동을 한 뒤 한살림 매장에 면 생리대를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 당시 서울시 협동조합 지원정책에 따라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한 이사장은 “워커즈라는 것을 처음 해보고 협동조합도 처음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협동조합을 시작할 때는 다섯 명의 조합원을 꾸리기가 힘들어 ‘회사가 망하면 출자금을 배상해준다’는 각서를 써주고 나서야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업을 낙관적으로 전망해 위기가 온 적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항상 통장에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있는지 살피며 긴축재정을 꾸리고 있고 현재는 목화송이협동조합만의 사업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한 이사장은 “저희만의 사업장이나 사회적기업 몇 곳이 함께하는 건물을 얻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면 생리대는 초창기에는 잘 팔리지 않았으나 2014년 가수 이효리가 자신의 블로그에 면 생리대 사용 후기를 실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했습니다. 한 이사장은 “주문이 폭주하는 데 나중에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스타의 영향력이 대단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면 생리대
목화송이협동조합 매출에서 한때 절반 넘게 차지했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 이사장은 “면 생리대를 향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었지만 만드는 기업도 많이 늘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물품도 장바구니, 친환경 가방 등 20여 개에 이르다 보니 면 생리대 비중은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화송이협동조합은 2021년 요실금 팬티를 내놓으며 또 한 번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요양원의 경우 어른들을 위한 일회용 기저귀를 많이 사용합니다. 한 이사장은 “면 생리대는 어느 정도 보급됐고 만드는 기업도 많아져 고령화사회에 맞춰 요실금 팬티 쪽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실금 팬티는 기능성 원단을 써 단가가 높은 편입니다. 안으로 흡수가 잘되면서도 밖으로 방수가 되고 빨리 말라야 합니다.


“이익에 연연하지 않아야 오래 할 수 있어”

서울 도봉구 소재 목화송이협동조합 작업 현장

목화송이협동조합은 친환경제품 보급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합니다. 정년퇴직을 했지만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사람,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중심으로 도봉구 내 지역 주민을 고용합니다. 직원을 구할 경우 도봉구 지역 일자리지원센터에 요청해 희망자를 상대로 면접을 거쳐 고용합니다. 월급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적은 월급에도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 정년퇴직 없이 계속 일하고 싶은 사람 등을 고용합니다.

한 이사장은 “직원에게 다른 기업처럼 많은 월급을 주지는 못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정년퇴직 없이 다닐 수 있고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직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새롭게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이사장은 “저의 경우 운이 좋아서 면 생리대 운동을 하다가 대표가 됐지만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이 돈이 되는 기업은 아니다”라며 “너무 이익에 연연하지 않아야 오래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엄마가 일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한 만큼 아이가 성장한 뒤 일을 시작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는 “워커즈 콜렉티브 당시 우리 말고 또 다른 팀이 면 생리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 팀은 자녀가 너무 어려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특히 “사회적기업은 이익이 공평하게 돌아가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꼭 필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늘 초심을 갖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하다 보면 수출 등 전문 지식이 부족한 영역은 국가·자치단체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