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불법사채 판친다 … "허걱, 1시간에 이자 50%"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홍성민 기자(hong.sungmin@mk.co.kr) 2026. 3.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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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40)는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빌렸다.

이자를 막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반복한 결과 정씨는 원금을 제외하고도 3000만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됐다.

대부업자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건 없이 24시간 언제나 대출 가능. 텔레그램 ID: ○○' 등의 문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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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빌렸던 금융취약층 눈물
50만원 원금 두달이자 3천만원
총피해액 원금 포함 5억원 넘어
당국 규제에도 피해 '눈덩이'
지인 등에 불법 추심 협박하고
대출 돌려막기·범죄가담 유도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40)는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빌렸다. 안정적인 직업 없이 수년간 생활고에 시달린 탓에 은행이나 카드사 대출이 어려웠던 정씨가 텔레그램 대출에 이끌린 건 '주부대출전문, 신용불량자·파산자도 24시간 대출'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거리에 나앉기 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씨는 40만~50만원의 소액을 대출했다.

정씨에게 구원의 손길 같았던 소액 대출은 며칠 만에 썩은 동아줄처럼 끊어져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상환기한이 7~10일로 짧은 데다 매주 80%, 심하면 시간당 50%가 넘게 이자가 불어났다. 이자를 막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반복한 결과 정씨는 원금을 제외하고도 3000만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됐다. 상환이 늦어질 때마다 정씨의 지인과 가족에게 협박성 연락이 가기도 했다. 정씨는 "그날 이후 후회뿐인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추심이 여전히 기승이다. 급전을 미끼로 살인적인 금리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돈을 갚지 못하면 가족과 지인을 협박하며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4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불법 대부업자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피해액만 원금을 포함해서 최소 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관악서는 피해자에 대한 협박 신고를 접수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관악서 관계자는 "지난달 피해자의 고소를 접수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업자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건 없이 24시간 언제나 대출 가능. 텔레그램 ID: ○○' 등의 문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도록 유도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대부업자들은 첫 대출에서 복잡한 절차 없이 소액을 빌려줬다. 하지만 상환기한을 7~10일, 짧게는 몇 시간으로 정한 뒤 상환이 늦어질 경우 '시간당 50%'처럼 살인적인 이자를 부과했다. 상환기한을 짧게 정한 후 높은 이자를 붙여 피해자들의 연체를 유도했다.

이른바 '대출 돌려막기'를 유도한 것이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대부업자와 공유한다. 이후 A업자에게 원리금을 납부하려는 피해자에게 B업자가 이자가 없는 척 접근해 추가 대출을 권유한다. 그렇게 피해자가 연쇄적으로 대출을 받아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면 B업자는 잠적하고, A업자가 더욱 많은 이자를 추심해 다른 업자들과 나눠 가지는 식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협박을 하거나 범죄 가담을 권유한다. 대부업자들은 대출 신청 단계에서 비상연락망을 핑계로 지인 연락처를 확보했다. 대부업자들은 이를 활용해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을 협박하고 일부 피해자에게는 "이자를 상환할 때까지 범행에 가담하라"고 권유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불법사채를 근절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불법사금융 신고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전년보다 2141건 증가한 1만7538건으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추심을 당하는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연 60%가 넘는 초고금리와 폭행·협박을 수반한 대출은 원리금을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송현 기자 / 홍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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