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치킨 공정은 3.3.3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양념에 붓을 3센티미터 담그고 트레이에 3번 털어낸 후 치킨 1면당 3회씩 골고루 바릅니다. 총 75회에 걸쳐 정성껏 붓질을 해야 비로소 한 마리의 교촌치킨이 완성됩니다.”
16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 도민수 교촌1991스쿨팀 팀장은 직접 교촌 오리지널 간장치킨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2004년 준공되어 오랜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심장부 역할을 하던 이곳은 지난 2024년 본사가 판교로 이전함에 따라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K-치킨 교육·체험 공간으로 새단장했다.
K-푸드 성지로 탈바꿈한 옛 본사…미식을 넘어 체험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 건물은 브랜드관 투어부터 조리 시연 관람, 붓질 실습, 시식에 이르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최대 150명까지 수용 가능한 조리 체험장은 단체 방문객 규모에 맞춰 허니룸, 소이룸, 레드룸 등 세 공간으로 나뉘어 쾌적한 체험 환경을 자랑했다.
이날 도 팀장은 옛 본사를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배경에 대해 'K-푸드의 세계화'를 꼽았다. 그는 "본사로 이용되던 공간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K-푸드가 치킨이라는 점에 착안했다"며 "2023년 '교촌1991스쿨'을 처음 오픈하고 테스트기간을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방문객을 모집한 지 6개월 만에 9600명이 이곳을 다녀가 조만간 1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교촌1991스쿨은 단순한 기업 홍보관을 넘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미식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모객 전략도 치밀하다. 단독 모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식진흥원, 관광공사, 여행사 등과 연계해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인근 대형 쇼핑몰 방문 일정 등과 치킨 체험을 묶은 관광 코스를 개발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역 가이드에 의존하지 않고 강사들이 직접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깎아내고 2번 튀기고 75번 붓질…'느림의 미학'
체험장 전면에 위치한 주방에서는 교촌치킨 특유의 까다로운 조리 과정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교촌치킨의 정체성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얇은 튀김옷'이다. 이를 위해 조리 전 치킨의 튀김옷을 일일이 깎아내는 이른바 '성형 작업'을 거친다. 작업자의 피로도가 높은 고된 과정이지만, 맛을 위해 국내외 모든 매장에서 예외 없이 진행된다. 둘째 '까다로운 원재료'다. 간장양념에 들어가는 마늘과 홍고추는 물론, 연간 120만 톤이 생산되는 국내산 무 중 1만 톤을 교촌이 소비할 정도로 국내산 식재료를 고집한다.

마지막은 '느림의 미학'이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치킨이 150~170도에서 10분 미만으로 조리되는 것과 달리 교촌치킨은 180도에서 각각 10분, 2분씩 두 차례에 걸쳐 튀겨낸다. 여기에 튀겨진 치킨 조각마다 일일이 붓으로 양념을 바르는 핵심 공정이 더해진다. 총 조리 시간에만 25분이 소요된다.
도 팀장은 “이러한 수작업 위주의 높은 조리 난이도와 엄격한 품질 기준은 역설적으로 교촌치킨의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며 “품질관리를 위해 수시로 가맹점에 방문해 공정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3대 치킨 브랜드 중 가장 적은 1361곳에 불과하며, 연간 신규 출점도 20곳 내외로 매우 까다롭게 관리된다. 하지만 가맹점당 연간 평균 매출은 7억 2700만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푸드테크 로봇으로 퀄리티 상향 평준화…내년엔 '치킨무' 체험도

고된 수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스마트 키친' 고도화 작업도 한창이다. 오산교육원 한편에는 치킨을 옮기고 성형하고 기름을 털어내 2차 튀김까지 완수하는 치킨 조리 로봇이 시연을 보였다.
현재 교촌은 단일 기업에 얽매이지 않고 네오테크, 뉴로메카 등 다양한 로봇 전문 기업들과 협업 중이며 이미 25개 매장에 33대의 로봇을 도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반죽과 소스 도포를 전담할 로봇도 개발 단계에 있다.
이날 스마트키친에 대한 설명을 진행한 고상철 교촌1991스쿨팀 책임은 "매장에 로봇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가맹점에서 동일한 치킨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에 대비하고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춰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은 앞으로 오산교육원의 체험 인프라를 한층 넓혀갈 계획이다. 도 팀장은 "올해까지는 치킨 조리와 붓질 체험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직접 치킨무를 만들거나 전통주, 전통장을 담그는 체험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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