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교내 철거 공사 중 또 노동자 사망사고
교수회관 리모델링 공사 중 천장서 대형 목재 마감재 떨어져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 덮쳐… 병원 이송 8일 만에 숨져
2년 전엔 기숙사 철거 중 무너진 굴뚝에 노동자 깔려 사망
광주지방노동청·경찰 수사 착수… 안전모 착용 여부 조사
[한라일보] 제주대학교 기숙사 철거 작업 중 무너지는 굴뚝에 깔려 건설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여 만에 또다시 교내 철거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광주지방노동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6일 오전 10시35분쯤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교수회관 공사 현장에서 가로, 세로 각각 길이가 1m 이상인 대형 목재 마감재가 천장에서 떨어져 작업 중인 50대 노동자 A씨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공사는 교수회관 2층 내부 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 공사로, A씨는 원청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은 모 철거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A씨는 이날 교수회관 2층 내부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중 천장에서 떨어지는 목재 마감재에 머리를 맞아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A씨는 사고 직후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사고 발생 8일 만인 지난 8월14일 사망했다.
제주경찰청은 당시 대학 측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원청 리모델링 업체와 A씨가 소속한 하청 철거업체를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죄를 물을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입건 전 조사단계로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수사 상황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지방노동청도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해당 공사 발주 금액이 50억원 미만이어서 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 사업주는 산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근로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노동청은 목재마감재가 떨어질 당시 A씨가 안전모를 착용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현재까지 동료 노동자 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사고 당시 A씨가 안전모를 착용했다는 진술과 착용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지방노동청 관계자는 "A씨가 소속 업체로부터 사고 당일 안전모를 지급 받은 사실은 파악했지만, 안전모 착용 여부에 대해선 진술이 엇갈려 명확하지 않다"며 "교수회관 2층 내부에는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CC(폐쇄회로)TV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대학교에서는 지난 2022년 2월 기숙사 철거 공사 도중 굴뚝이 무너지면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원청업체 대표는 도내에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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