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그룹사 리츠에 4500억 출자…장교동 한화빌딩 매입 가시화
한화투자증권이 11월 그룹사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4500억원을 출자한다. 한화리츠는 다음달 8080억원에 달하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을 매입하면서 전액 현금으로 지출할 예정인데, 이 자금을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조달한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출자한 자금으로 전단채 상환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11월 중으로 실시 예정인 한화리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18일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 이번에 출자 예정금액은 4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 총액을 한화투자증권 홀로 인수한다. 9월 중에 체결할 총액인수계약과 11월 1일로 예정된 발행가액 확정 결과에 따라 출자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앞서 한화리츠는 내달 1일 한화생명과 장교동 한화빌딩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8일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매입금액은 8080억원으로, 매매계약 목적물 소유권 취득 예정일은 같은 달 28일이다. 소유권 취득일날 전액 현금으로 일시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한화리츠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매입을 위해 4500억원 규모 전단채, 4216억원 규모 담보대출 등의 자금 조달 계획을 구상했었다. 이번 유상증자는 매매 계약 등과 시차가 있기 때문에 한화빌딩 매입을 위해 발행 예정인 전단채를 향후 상환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단채는 만기가 1개월~3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측은 "당사가 이달 중으로 한화리츠에 제출 예정인 4500억원 한도의 총액인수 확약서(LOC)에 따른 것"이라며 "총액인수계약은 9월에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교동 한화빌딩은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86에 소재한다. 연면적 7만5757㎡(2만2916평)의 지하 4층~지상 29층 빌딩이다. 서울 핵심 업무권역인 도심권역(CBD)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우량 매물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2011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로부터 해당 빌딩을 4141억원에 인수한 뒤 2000억원 이상을 들여 지금의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현재 한화시스템, 한화테크원 등의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한화리츠가 인수하고 나면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부동산 및 건물 관리 위탁을 맡기로 했다.
2022년 5월 설립된 한화리츠는 계열사인 한화생명이 최대주주, 한화자산운용에서 자산관리회사(AMC)를 맡고 있는 등 한화그룹의 스폰서 리츠다. 현재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사옥과 한화생명의 노원·평촌·중동·구리 사옥 등 5개 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편입한 자산의 전체 규모는 7104억원이다. 이번 장교동 한화빌딩 인수가 끝나면 총자산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화리츠는 "부동산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해당 빌딩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빌딩 매입 후 임대를 통해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