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직항 노선 없는 곳"...한국에서 남미로 한번에 갈 수 없는 이유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 노선이 없는 곳, 남미
해외 여행을 떠날 때 경유 혹은 직항을 선택해 항공권 예약을 하고는 합니다. 직항은 한번에 빠르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경유는 항공료는 저렴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단점이 있죠.
대부분 직항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 노선을 제법 많은 편인데요. 그럼에도 수많은 직항 노선 중 유일하게 직항 노선이 없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남미입니다.
남미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가가 있습니다. 특히 페루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추픽추가 있어 매년 많은 한국인들이 찾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이러한 마추픽추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경유 노선을 선택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남미 직항 노선이 있기는 한데, 국내 항공사가 아니라 멕시코 최대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가 만든 주 4회 인천과 멕시코 시티를 오가는 노선 하나 뿐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남미 직항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 것일까요?
남미 직항 노선을
만들지 않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거리입니다. 한국에서 브라질까지의 직항 노선 거리는 17,399km로 만약 직항으로 운행하게 될 경우 소요 시간만 1일 22시간입니다. 국내 항공사가 운항하는 노선 가운데 가장 긴 노선인 인천 ~ 미국 애틀랜타 노선이 운항 시간만 13시간 30분에 달한다는 것을 보면 확실히 긴 시간임을 알 수 있죠.
경제적인 이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남미 노선에 대한 수요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문제인데요. 미국 애틀랜타의 경우 남미보다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수요가 크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13시간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직항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안전상의 문제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ESTOPS'라고 해서 2개의 엔진 중 하나의 엔진이 고장났을 경우 탑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180분 이내에 착륙할 수 있는 공항에 비상 착륙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남미 노선의 경우에는 180분 이내에 비상 착륙을 시도할 수 있는 공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만일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비행기의 엔진이 고장났을 경우 어찌할 도리도 없이 큰 인명 사고를 겪게 됩니다. 이에 현재까지는 남미로 떠나기 위해서는 경유를 통해 약 30시간 정도 걸리는 노선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현재로서는
직항 노선 아예 없어
또한 앞서 말씀드린 아에로멕시코의 남미 직항 노선도 2024년 2월 29일까지 잠정 중단될 예정인데요.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비행 거리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전의 주 2회 운항으로는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배치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 거리 대비 유가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 것도 운영 중단 원인 중 하나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국에서 남미로 향하는 직항 하늘길이 뚫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경유 노선을 통해 남미로 향하는 것이 최선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