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 키웠다”…웹툰산업 이정표가 된 ‘부산’

박혜원 기자 2025. 8. 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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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독학<3> 미래를 여는 도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13년 전 ‘웹툰’을 신기술로 분류한 이후 계속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2012년 사업 시작 당시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웹툰 생태계는 눈에 띄게 확장됐다. 부산 내 여러 대학교에 웹툰학과가 신설됐고, 부산웹툰페스티벌은 올해 9회를 맞는다. 지역 웹툰 작가의 성장도 이뤄졌다. 네이버 카카오 등 웹툰 플랫폼에서 활약한다. 이들의 작품이 ‘애니화’돼 넷플릭스에 올라가기도 했다.

부산 웹툰 산업 확장의 숨은 비결은 지역 작가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협업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른바 ‘올드보이’라고 불리는 연차 높은 작가와 함께 사업을 기획한다. 이를 바탕으로 웹툰 창작자와 미래 세대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뽑아낸다. 꾸준한 인프라 구축과 정책 지원 속에 부산의 웹툰 산업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내부. 박혜원PD


▮ 지역 작가의 요람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부산글로벌웹툰센터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의 대표적 거점 공간이다. 현재 60명의 작가가 모여 각자의 작품에 열정을 불태우며 꿈을 키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2017년부터 웹툰 작가에게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내 ‘입주지원실’을 제공한다. 당시만 해도 공동 작업할 곳이 많지 않았고, 이에 부산은 웹툰 작가에게 공용 작업 공간을 제공한 첫 주자가 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두영 과장은 “웹툰 작가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부산글로벌웹툰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거주 내내 시설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 웹툰을 그리는 장한나 작가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프로그램을 알차게 활용한다. 2024년 연재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으며 작품을 그렸고, 마스터클래스를 들으며 웹툰 구성·작화 실력을 길렀다. 지금은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인큐베이터실’에 신인 작가로 입주했다. 장 작가는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는 웹툰 제작 환경이 마땅하지 않다”며 “부산은 지역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이 활발해 (누릴 수 있는 조건이) 풍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세 관리비 공과금 등이 ‘0원’이라 이 점이 가장 행복하다”고 웃었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비콘그라운드 리모트 지원실에서 작업하고 있는 양재승 웹툰 작가. 김진철PD


▮ 확장판 ‘비콘그라운드 리모트 지원실’

2017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개관 이후 웹툰 산업의 성장과 함께 창작자의 작업 공간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웹툰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해 2020년 비콘그라운드가 건설된 후 ‘컨테이너 속 작업 공간’이 마련됐다. 현재 7명이 사용하며, 공간은 1인·2인·4인실로 다양하다. 김 과장은 “공간적 제약으로 창작 지원실을 늘리지 못했었다”며 “2020년 부산시가 수영구 망미동에 비콘그라운드를 만든 이후 확장된 개념으로 이곳에 리모트지원실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비콘그라운드 리모트 지원실에서 작업하는 양재승 작가는 최근 완결된 웹툰 ‘신입사원 강 회장’의 글을 맡아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제작했다. 양 작가는 “구성원들과 공동 작업실을 써서, 가까운 장소를 고민하다 리모트지원실에 오게 됐다”며 “4명 이상 쓸 수 있는 방이 있어 회의하기 편하다”고 했다. 양 작가는 다른 지역 웹툰 작가와도 꾸준히 소통한다. 부산의 웹툰 인프라는 타 지역 작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그들은 ‘부산은 인프라가 잘 구축돼, 웹툰만 잘하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양 작가는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제8회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현장에 남겨진 메모. 부산정보산업진흥원제공


▮ 매해 새로운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2017년 첫발을 뗀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이 올해로 9회를 맞았다. 매회 하나의 스토리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한 편의 만화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페스티벌 프로그램은 모두 현업 작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획한다. 그 중심에는 부산에서 26년째 웹툰을 제작한 남정훈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총감독이 있다. 남 감독은 “기획 섭외 등 페스티벌 구성 전반을 작가들과 함께 의논한다”며 “어워즈 내용도 모든 작가가 참여해서 구성한다. 다른 페스티벌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형태”라고 소개했다.

작가와 시민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작가를 이겨라’ ‘웹툰 상담소’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상상력과 센스는 페스티벌의 특별한 재미로 꼽힌다.

작가에게 작품 론칭 기회도 꾸준히 제공한다. 김 과장은 “작년에는 ‘DNC미디어’ ‘와이랩’ 등 이름 있는 업체가 방문했고, 작품 계약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부산 작가의 작품을 더 홍보·마케팅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이런 시도는 이어진다. ‘웹툰 시사회’를 콘셉트로 진행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작품을 처음 공개해 출시 및 영화 각색의 기회를 선사한다.

웹툰의 내일을 준비하는 젊은 창작자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페스티벌은 그동안 대학교 부스에서 마케팅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매년 늘고 있다. 남 감독은 “학교 수업을 대체할 콘퍼런스 형식으로 해외 작가를 초청하는 등 대안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페스티벌을 위해 수많은 창작자가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드는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듯, 부산글로벌웹툰페스티벌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웹툰 산업의 미래를 비추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제작지원 :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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