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이후에는 같은 탄수화물을 먹어도 식후 혈당이 예전보다 오래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음식의 양뿐 아니라 형태도 중요합니다. 특히 곡물이나 감자를 아주 부드럽게 익히거나 잘게 부순 음식은 소화가 빨라지면서 혈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습니다. 흰쌀밥도 혈당지수가 높은 편이지만, 조리법에 따라 그보다 더 빠른 혈당 반응을 보이는 음식도 있어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이 무조건 건강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흰죽
흰죽은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돼 아침 식사나 노년층 건강식으로 자주 선택됩니다. 하지만 쌀을 많은 물과 함께 오래 끓이면 낱알 구조가 무너지면서 전분이 소화효소와 접촉하기 쉬워집니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밥보다 훨씬 부드러운 죽 형태가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최근 밥과 쌀죽을 같은 양의 탄수화물로 맞춰 비교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죽을 먹었을 때 식후 30분, 45분, 60분 혈당이 일반 밥보다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특히 치아가 약하다는 이유로 흰죽을 매일 한 그릇씩 먹는 사람이라면 ‘소화가 잘된다’는 장점과 혈당 반응은 별개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죽을 먹어야 한다면 흰쌀만 푹 끓이기보다 버섯이나 채소, 생선살처럼 씹을 재료를 함께 넣고 밥알을 완전히 풀어지게 오래 끓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큰 대접 한 그릇을 먹는 것보다 양을 줄이고 단백질 반찬을 함께 먹는 것도 혈당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즉석 으깬 감자
감자는 채소라는 이미지 때문에 혈당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으깨서 부드럽게 만든 감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익힌 감자의 전분을 곱게 으깨거나 분말로 가공하면 소화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탄수화물이 흡수되기 쉽습니다.

으깬 감자만 단독으로 먹었을 때 혈당지수를 측정한 연구에서는 GI가 108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닭가슴살과 기름, 샐러드를 함께 먹었을 때는 혈당 반응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즉 감자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아주 부드럽게 가공해 탄수화물만 단독으로 먹는 방식이 특히 불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자를 먹고 싶다면 으깨서 버터나 소스를 넣기보다 삶거나 구운 감자를 형태가 남아 있게 먹는 편이 좋습니다. 생선이나 살코기, 채소와 함께 식사하고 한 끼에 감자와 밥을 동시에 많이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혈당 관리에서는 ‘건강한 재료인가’보다 실제로 어떻게 조리해 얼마나 먹는지를 봐야 합니다.

뻥튀기·쌀과자
뻥튀기나 쌀과자는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어르신들이 과자 대신 자주 먹는 간식입니다. 하지만 쌀에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해 부풀리는 과정에서 전분 구조가 크게 변하고, 가볍고 바삭해 한두 개로 끝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배는 덜 부른데 탄수화물은 빠르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쌀 제품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팽화시킨 쌀과자를 포함해 많은 쌀 가공식품이 높은 혈당지수를 보였습니다. 같은 쌀이라도 품종과 가공 방식에 따라 GI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설탕이 안 들어갔으니 혈당에도 괜찮다’고 생각해 뻥튀기를 큰 봉지째 먹는 습관은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뻥튀기를 먹는다면 한 번 먹을 만큼만 작은 그릇에 덜어두고, 식사 사이에 계속 집어 먹는 습관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조청이나 설탕을 묻힌 쌀과자는 혈당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60대 이후에는 흰쌀밥만 피하려 하기보다 흰죽이나 으깬 감자, 뻥튀기처럼 더 빨리 소화되는 탄수화물 형태를 매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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