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테스트: 실전 캠핑능력평가 #1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조회수 2023. 2. 8. 14: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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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에 왜건이 그렇게 좋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왜건의 위치는 다음 이행시로 설명할 수 있다. ‘왜’ 사야 하는, ‘건’데? 어떤 자동차인지, 심지어 어떤 차를 왜건이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는 이가 대부분. 왜건의 매력은 당연히 알 길이 없다. 그런 우리나라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왜건이 있다. 볼보 V60 크로스 컨트리다. 몇 해 전부터 크게 성장하고 있는 레저 산업 바람을 타고 덩달아 구름 위를 걷는 중이다. 디자인, 성능, 가격 경쟁력으로 밑바탕을 탄탄하게 다진 데다 시장 분위기까지 달아오르니 대기 순번은 세 자리 수 시작이 기본이다.

특히 많은 캠핑족들이 V60 크로스 컨트리를 눈독 들이고 있다. 세단 못지않은 안락한 승차감, SUV만큼 넉넉한 짐공간을 칭찬하는 평가가 입소문을 탄 까닭이다. SUV만 타면 멀미가 난다는 아이 불평을 듣던 아빠의 고민을 덜어줄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진짜 먹거리가 많고, 맛이 좋은지 V60 크로스 컨트리가 차린 밥상을 직접 맛보고자 필드 테스트를 준비했다. 하필 영하 19도의 강원도 춘천에서….

국내 시장에서 왜건의 인기가 시들한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인이었다. 꽁무니를 길게 늘인 모습이 꼭 장의차를 닮았다고 놀림 받기 일쑤였다. V60 크로스 컨트리는 토르의 망치 주간 주행등을 테마로 한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부터 이런 놀림으로부터 멀어졌다. 큰형들의 성공에 이은 낙수효과 때문인지 몰라도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토리 탄탄한 웹툰이 드라마, 영화, 연극으로 각색해도 큰 인기를 끌 듯 V60 크로스 컨트리는 훌륭한 디자인이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기 좋게 입증했다.

‘하차감’은 캠핑족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텐트 바로 옆에 차를 세워두기에 내릴 때 잠깐 느끼는 하차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주변 시선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내 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부러워하는 눈치가, 차에 대해 물어보는 관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 나쁘지만은 않다. 실제 캠핑장에서 경험한 V60 크로스 컨트리의 하차감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컸다. 단정한 외모, 한눈에 봐도 넉넉한 실내공간, 안전을 상징하는 든든한 볼보 배지는 ‘애들 생각해서’ 차를 바꾸자고 설득하기 충분한 핑곗거리로 보였다.

대형 등유 난로도 손쉽게 집어 삼키는 V60 크로스컨트리

체크인을 끝내고 꾸려온 짐을 풀기 시작했다. 영하 19도 추위를 견디기 위해 등유 난로와 기름통, 전기장판과 야전침대, 두툼한 동계침낭까지 빠짐 없이 챙겼다. 텐트는 가지고 있는 장비 중 가장 큰 쉘터를 골랐다. 2박 3일을 지낼 예정이기에 식재료도 다양하게 바리바리 쌌다. 부피가 큰 겨울옷까지 더하니 V60 크로스 컨트리의 실내공간은 짐으로 가득 찼다. 과장 조금 보태 원룸 이삿짐 수준. 모든 짐을 꺼내니 옆에서 텐트를 치던 부부도 조금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이렇게 싣고도 성인 3명 탈 공간이 나온다. SUV보다 넉넉한 왜건의 적재공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참고로 XC60의 트렁크 공간은 483L(2열 폴딩 시 1410L)다. V60 크로스 컨트리는 기본이 529L이고 2열을 접으면 1441L로 늘어난다. E 세그먼트 세단에 같은 양의 짐을 넣으면 앞자리 2개에만 사람이 탈 수 있다. 게다가 테트리스 하듯 짐 넣는 순서를 정하고 차곡차곡 쌓아야 해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V60 크로스 컨트리는 생각 없이 던져 넣어도 여유가 흘러넘쳤다. 추운 겨울이 아니라면 굳이 2열 시트를 접지 않아도 충분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용화산자연휴양림.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휴양림으로 야영장 사이트가 30개에 이른다. 국립 휴양림은 보통 산속 깊이 자리 잡아서 여느 캠핑장보다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최대 장점은 역시 저렴한 이용료다. 주말인데도 2박 3일 동안 3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었다. 낮에는 맛있게 먹고 저녁에는 하늘을 수놓은 별을 헤아리다 보니 이틀 밤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캠핑은 시작할 땐 즐거워도 철수하는 시간만큼은 그리 달갑지 않다. 이틀간의 야외활동으로 몸의 피로도 조금 쌓인 상태. 평소와 같았다면 집까지 운전은 어떻게 하나 눈앞이 깜깜했을 테다.

하지만 V60 크로스 컨트리와 함께라 장거리 운전에 큰 부담이 없다. 믿음직한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을 켜고 달리면, 신경 쓸 게 적어서 확실히 피로가 덜하다. 탄탄하게 자세를 유지하면서 요철은 부드럽게 꼴깍 삼키는 승차감도 안락한 실내 분위기를 돋운다. 특히 고속주행 안정성이 만족스럽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꾸밈말을 붙여도 모자라지 않는 안정성을 자랑했다. ‘엉따’로 따뜻하게 덥힌 마사지 시트 위에서 운전을 하니, 오히려 쌓인 피로가 풀리는 기분. 어떤 음성 명령이든 흘려듣는 법이 없는 똑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신청곡을 요청하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집 근처에 다다랐다.

아내는 어떤 시승차를 가져와도 큰 감흥이 없는 편이다. 포르쉐 911도 그녀에겐 그저 바퀴 넷 달린 자동차일 뿐이다. 오히려 승객 입장에서 생각보다 불편해서 실망했다고 말했을 정도. 그런 아내 입에서 “우리 다음 차는 이걸로 할까?”라는 말이 나왔다. V60 크로스 컨트리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마음을 움직였다. 아내 허락을 구하기 이렇게 쉬운 차가 또 있을까? 만약 지금 차를 바꾸고 싶은데, 내무부장관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볼보 매장을 함께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문제는 길고 긴 대기 시간. 이미 계약했다면 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내의 기분을 잘 살펴 취소 당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GOOD STUFF
세단과 SUV의 장점은 하나로 모으고, 단점은 깔끔히 지웠다. 첨단운전자보조 시스템과 안락한 승차감 덕분에 장거리 여행도 부담 없다.

BAD STUFF
4인 가족 캠핑에는 조금 작은 감이 있다. 대안으로 V90 크로스 컨트리가 있지만 가격도, 디자인도 V60이 더 마음에 든다.

글·사진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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