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까지 통신사기 기소 5000명 육박…그놈 목소리 더 커졌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2026. 5.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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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리딩방 등
2020년 통신사기 기소 27명이었지만
수법 진화하며 피해자도 증가세
국회도 사건 급증에 법 개정 착수
위장 수사·리니언시 제도 도입 등
수사 체계 실효성 극대화 방안 담아
보이스피싱

리딩방,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전기통신 수단을 활용한 사기 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가 올 들어 4개월 만에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범죄가 해외 거점과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조직화·기업화되면서 수사 현장에서는 위장 수사와 리니언시(사법 협조자 형벌 감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도 이 같은 수사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는 458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88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기통신을 이용해 타인을 속여 자금을 송금·이체·교부하게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는 2024년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는 2020년 27명, 2021년 60명에 그쳤지만 2022년 132명, 2023년 149명으로 늘어난 뒤 2024년 5414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만 3967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역시 4개월 만에 5000명에 육박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정 기관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 사건은 총책과 송금·전달책 등 역할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기업화되고 있다”며 “해외에 거점을 두거나 조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수사망을 피하는 수법 또한 한층 교묘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8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인 이른바 ‘송민호파’ 조직원 5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7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과 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검사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관계자를 사칭해 피해자 368명으로부터 516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총책과 부총책을 중심으로 금융감독원, 검사, 은행연합회, 법원 사무관 사칭 역할을 나눠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경찰청도 이달 11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골드바와 현금을 받아 범죄 조직에 전달한 혐의로 40대 남성을 구속 송치했다.

수사 현장에서는 기존 방식만으로 조직적 사기 범죄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경우 경찰이 피해자인 것처럼 접근해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고소·고발장이 접수되더라도 결국 경찰이 직접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검거율을 높이려면 위장 수사의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간부 역시 “범행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만큼 조직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위장 수사와 내부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리니언시 제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국회도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자가 같은 사건에 연루된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밝히는 증언을 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리니언시 제도 도입 내용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여야 의원 59명은 이달 8일 조직적 사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지능화·조직화되는 사기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신분 비공개, 위장 수사 등 수사 특례를 도입하고 사법 협조자 형벌 감면 제도를 통해 조직 내부 진술과 증거 확보를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안현덕 법조전문기자 always@sedaily.com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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