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난 네이버, 채권은 '훨훨'..회사채 6조 쓸어간 개미

김사무엘 기자 2022. 9. 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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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로 상처 입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몰려든다. 부도 위험이 적으면서도 국채보다 높은 연 5%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 피난처로 각광받는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들어(1월1일~9월27일) 개인 투자자들의 장외 채권 순매수는 총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7% 급증했다.

이 중 회사채 순매수가 5조89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87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월 4000억~5000억원씩 회사채를 순매수했는데 본격적인 약세장에 접어든 하반기에는 △7월 1조1221억원 △8월 1조782억원 △9월(1~27일) 945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급격하게 늘었다.

채권은 발행자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과 이자가 들어오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할수록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채권 수익률도 연 3~4%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반대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 하락 위험성이 높지만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에 자산가들의 투자가 이어진다.

회사채에 관심이 더 높은 이유는 국채보다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통상 회사채 수익률은 국채보다 1%포인트 높다. 현재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약 4.5%, 신용등급 'AA-'의 잔존만기 3년짜리 회사채 수익률은 5.5%다. 투가등급인 'BBB-' 이하 회사채는 11%를 웃돈다.

투자자들은 특히 NAVER, LG전자, 엔씨소프트 등 신용등급이 우수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에 주목한다. NH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네이버 회사채의 경우 신용등급 'AA+'에 은행환산 수익률은 연 5%를 나타내고 있다. 만기일은 2026년2월이다. 금리가 추가로 올라 채권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3년 정도 보유하고 있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삼성증권에서 판매하는 엔씨소프트 채권은 'AA' 등급에 수익률은 연 5.15%다. 잔존만기는 1년10개월이다. LG디스플레이 채권은 5.44%, 컴투스 채권은 5.55%다. 모두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다.

공교롭게도 네이버나 엔씨소프트 등 채권 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은 대부분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다. 증시 변동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채의 상대적 매력이 더 돋보이는 상황이다.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수익률뿐 아니라 표면금리가 얼마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채권을 살 때 가장 먼저 제시되는 수익률은 채권 가격 상승과 이자수익으로 얻을 수 있는 총 수익률이다. 표면금리는 채권이 발행될 때부터 지급하기로 한 이자(쿠폰)다.

현재 4~5%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우량 회사채 상당수는 표면금리가 1~2%대다. 실제 이자는 원금의 1~2%라는 의미다. 표면금리가 낮으면 배당·이자수익이 많은 투자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현금흐름이 중요한 투자자는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기도 잘 살펴봐야 한다. 우량 회사채인만큼 부도 가능성은 낮지만 기업의 기초체력이 언제 어떻게 급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라도 경기 상황이 나빠지고 실적 하락이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은 순식간에 B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 만기가 긴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금리가 떨어져서 채권 가격이 오른다면 굳이 만기때까지 보유하지 않아도 중간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부 회사채는 유동성이 떨어져 매도가 잘 안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당분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 회사채에 투자한다면 '바이앤홀드'(만기까지 보유) 전략을 취해야 한다"며 "잔존 만기 1년 안팎의 회사채에 짧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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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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