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학 거두 송호근 교수, 포스텍 떠난다

이새봄 2022. 8.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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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부임 후 4년만
사직 심경 교내게시판 올려
명예훼손 피소로 곤욕 치러
"2년 조사받으며 의욕 상실"
2018년 9월부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활동한 송호근 교수. [매경DB]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인 송호근 포스텍 교수가 포스텍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9월 1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로 임명된 지 4년 만이다.

송 교수는 최근 포스텍의 학내 교직원 게시판 '포비스 교수 라운지'에 8월 31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게시판을 통해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서울대 재직 기간에 쏟았던 열정보다 몇 배 더한 노력과 정성을 가동했다"며 "하지만 지난 2년간 저에게 느닷없이 닥쳐온 사태들이 의욕을 갉아먹었다"고 털어놨다.

송 교수는 2019년 인문사회학부 소속 비전임 교수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고 경찰·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올해 6월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송 교수를 고소한 비전임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포스텍 인권센터에 진정을 냈다. 매일경제가 최근 입수한 포스텍 인권센터측의 통보문에 의하면 지난달 17일 열린 포스텍 인권 대책위원회 사전 심의위원회에서 과반수 이상 다수 위원의 의견에 따라 신고된 각 혐의사실 일체에 대해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내 괴롭힘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으며,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조치는 더 이상 취하지 않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쪽으로 결론내려졌다. 다만 일부 절차가 남아있어 양 당사자에게 최종 통보가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송 교수는 일련의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포스텍 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제가 제출한 사직서는 지난 2년간 겪은 사태를 처리하는 포스텍의 행위 양식에 대한 반론"이라며 "대학이 응당 지켜야 할 지고의 가치보다는 사사로움이 작동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고 썼다.

송 교수가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자 그를 제외한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전원(총 14인)이 송 교수가 사의를 거두도록 독려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포스텍 교수들에게 공유했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진은 "송 교수가 사실상 무고에 해당하는 문제 제기로 국민 신문고 진정을 비롯해 2년여간 곤욕을 치르는 동안 대학이 문제를 중재하고 대처하는 데 미흡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부당한 고소와 진정을 당했을 때 대학 당국의 공정한 해결과 중재는 물론 시정 노력이 없다면 우리 모두 같은 곤경에 처할 위험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송 교수님이 그동안 겪은 문제가 나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그가 사의를 접으시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송 교수는 양극화와 사회갈등 심화에 대한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서울대 최초의 인문·사회학 분야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27세에 '칼 만하임의 지식사회학 연구'를 처음 출간한 이래 사회학 관련 저서를 포함해 많은 글과 책을 썼다. 대표적 저서로 '인민의 탄생' '시민의 탄생' 등이 있다. 정치·경제·사회를 넘나드는 넓은 안목과 사회현상의 본질과 정책에 대한 정교한 분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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