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아반떼·K5..지난해 美서 도난 차량 5·6·7위 불명예

지난해 현대·기아는 ‘기아 보이즈(KIA Boys)’ 영상 확산 이후 도난 사고로 골머리를 앓았다. 기아 보이즈 도난 사고는 2021년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에 10대들이 손쉽게 기아 차량을 절도하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확산됐다. 주로 이모빌라이저 미탑재 차종을 노렸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의 도난을 방지하는 시동 제어 장치다. 자동차 키에 내장된 암호와 자동차 키박스에 연결된 전자유닛의 정보가 일치할 경우에만 시동을 걸 수 있다. 유럽 연합, 캐나다 등은 차량 내 이모빌라이저 탑재가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선택사항이라 미탑재 차종이 존재했다.

미국에서 판매된 2011~21년형 기아차, 그리고 2015~2021년형 현대차 일부 모델에는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았다. 해당 차량의 규모는 약 850만대다. 결과적으로 850만대 차량이 도난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이에 따라 2021~22년 사이 현대·기아 차량 도난 사고가 급증했다.

이런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 5·6·7위에 현대 쏘나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기아 K5(현지명 옵티마)가 나란히 오르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각각 2만 1707대, 1만 9602대, 1만 8221대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쏘나타는 2013년형, K5는 2015년형이 주로 도난됐다.

미국 국가보험범죄수사국(National Insurance Crime Bureau)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회수율이 87~95%에 달한다”며 "상당수 차량이 일회적 즐거움의 목적으로 도난 당한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언급했다. 틱톡 영상 확산에 따른 여파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현대기아를 상대로 도난사건 관련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현대기아는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갖췄다고 맞섰지만 결국 현금 보상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합의액은 최대 27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기아는 지난 2월부터 도난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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