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속에 담긴 강렬하고 깊은 감성, 한울 작가

조회 762025. 2. 13.
<안현정의 아트픽> 안현정 미술평론가(예술철학박사,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가 추천하는 작가입니다.

한울 작가는 자연의 풍경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뇌와 영혼의 울림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의 거대한 풍경에는 삶의 유한성과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 그리고 이별과 상실이 주는 깊은 비통함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작가는 특히 임파스토 기법을 통해 이러한 감정의 깊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해냅니다. 두텁게 발린 물감의 질감과 대담한 원색의 사용은 단순한 풍경화의 차원을 넘어, 인간 감정의 역동성과 복잡성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물감층의 두께감은 마치 시간의 켜켜이 쌓인 지층처럼, 우리 삶에 축적된 경험과 감정의 무게를 암시합니다.

특히 작품마다 첨부된 시적 구절은 단순한 작품 해설을 넘어, 관객들을 풍경 속 화자의 내면으로 안내하는 섬세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시각적 요소와 시적 언어의 결합은 관객들에게 자연 풍경 속에 담긴 인간 존재의 보편적 감성을 더욱 깊이 체감하게 만듭니다.

한울 작가의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풍경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본질에 있어서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들을 던지는 철학적 성찰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그의 시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에 깊이 몰입하게 만들며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끕니다.


불길 (不吉, wildfire, unfortunateness)

바람이 휘감자 순식간에 사방으로 번진다. 메마른 민초(民草)들이 한데 엉겨 붙어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이 붉게 타들어 간다.

캔버스에 오일_112.1cm×145.5cm×3.5cm_2023

눈보라 (The snowstorm)

태양이 모습을 감추자 눈앞이 어두워지고 대기가 일렁인다. 요동친다. 거친 숨소리 내뿜으며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속절없이 드러눕는 가여운...

캔버스에 오일112.1cm×145.5cm×3.5cm_2023

연민 (The grief of loss)

어둠 속을 더듬어 세찬 물길 거슬러 네가 있는 곳 찾아가련만.

캔버스에 오일_145.5cm×97.0cm××3.5cm_2023

눈서리 (The hoar frosts)

밤사이 몰아친 한파에 서로를 붙들고 얼어붙은 나뭇가지. 그 위에 소복이 쌓인 눈서리. 메마른 껍질을 뚫고 기어이 살을 에는 눈서리마냥 눈부시게 빛나는 찬란한 너와의 기억.

캔버스에 오일_112.1cm×145.5cm×3.5cm_2024

연(緣, Nidana)

굽이굽이 굽이치는 너와의 인연. 영겁을 거슬러 고이 내 품에 안긴 연인.

캔버스에 오일_162.2cm×130.3cm×3.5cm_2024

연_세부컷

붉은 바다(The blood-red sea)

붉은 파도 스미는 바닷가. 다소곳이 서 있는 한 사람. 목 놓아 불러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저 멀리 붉은 바다 너머를 본다. 생(生)과 사(死)를 가로질러 붉은 바다가 흐른다.

캔버스에 오일_97.0cm×193.9cm×3.5cm_2024

전조(前兆, The dark omen)

만개한 영혼들도 머리를 조아리며 숨을 죽인다.

캔버스에 오일_130.3cm×162.2cm×3.5cm_2024

전조_세부컷

만조(滿潮, The full tide)

헤어 나오려 몸부림쳐도 깊이… 더 깊숙이 잠겨 드는 사랑. 처연히 해 지는 뻘밭에서 만조를 기다린다.

캔버스에 오일_112.1cm×193.9cm×3.5cm_2024

만조_세부컷

파도(The chain of waves)

밀려드는 상념이 네가 닿아 부서진다. 사슬처럼 너울지는 너와의 연. 아침 빛에 새하얀 상흔이 되어 파고든다.

캔버스에 오일_112.1cm×162.2cm×3.5cm_2024


1998년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200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2024년 한.울.개인전 갤러리9. 서울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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