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보수의 심장’ 대구, 투표소마다 긴 줄···시장 당선인 전망 ‘팽팽’ [6·3 지방선거]

김현수·백경열 기자 2026. 6.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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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지산2동 제2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백경열 기자

“이번엔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뽑았습니다. 경제 살릴 사람으로요.”

6·3 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2동 투표소를 찾은 자영업자 김민권씨(40대)가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가게 문을 열기 전 짬을 내 투표소를 찾았다는 김씨는 “예전엔 당만 보고 찍었는데 이번엔 정책과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졌다”며 “요식업을 하다 보니 요즘 대구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피부로 느낀다. 누가 되든 지역 경제를 살릴 사람이 뽑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지역 투표소 662곳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소마다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쯤 수성구 지산중학교(지산2동 제2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는 시민 20여명이 줄을 선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사무관은 주소지에 따라 늘어선 시민들에게 투표 절차를 안내했다. 투표소 안에 들어선 시민들은 신분증과 선거인명부 등재번호 등을 통해 신분을 확인한 후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소로 이동했다.

사무관들은 신중하게 기표용지 개수를 확인한 뒤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투표용지를 재차 확인해달라는 안내도 잊지 않았다.

시민들이 몰리면서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일부 시민은 이면도로에 주차한 뒤 투표소로 급히 뛰어오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시민 정승호씨(50대)는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투표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며 “이번에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는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온 시민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박모씨(40대)는 “아침부터 같이 가자고 졸라서 데려왔다. 선거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라며 “평소 소신대로 후보와 정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제9회 지방선거 투표일인 3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지산2동 제2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백경열 기자

시민 이모씨(30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의 중요함을 알려주고 싶어 아이와 함께 왔다”며 “아이와 함께 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려온 대구도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모씨(50대)는 “충청도는 여야를 오가며 실리를 챙기지 않느냐”며 “대구도 이제는 줄 세우기보다 지역에 실제로 뭘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을 봐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견제론을 내세우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씨(60대)는 “한 당이 다 가져가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느냐”며 “지역 정서와 별개로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최모씨(50대)도 “1당 독주 체제가 되면 견제가 사라진다”며 “그게 어느 당이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대학생 이모씨(20대)는 “대구가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다는 소식을 들어서 마음에 걸렸다. 투표부터 하고 쉬려고 한다”면서 “대구를 떠나는 또래들을 붙잡을 수 있는 청년 정책을 앞세운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7장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유권자도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시장·구청장 투표용지 3장을 먼저 받아 기표한 뒤 투표함에 넣고, 이후 시의원·구의원·비례대표 4장을 별도로 받아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3일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에 마련된 후암동제3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투표장에 입장해 먼저 투표용지 3장을 받아 어리둥절해 하는 일부 시민에게 선거사무원은 “우선 3장을 기표한 뒤, 나머지 4장을 추가로 받게 된다”고 안내했다.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8.65%로 전국 평균(23.51%)을 크게 밑돌며 가장 낮았지만, 본투표일인 이날에는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8.0%로 전국 평균(14.6%)을 웃돌았다. 구·군별로는 군위군이 21.9%로 가장 높았고 남구가 13.2%로 가장 낮았다.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 시민들은 역대 선거에서 사전투표보다 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번에는 여야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추경호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최종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2022년 지방선거 때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4.8%였지만 올해 약 4%포인트 올랐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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