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이’ 지급불능 사태… 코인런 없지만 당국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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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 이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 출금이 지난 16일부터 중단됐다.
아직 고팍스 일반 고객들의 예치금 인출이 몰리는 상황은 아니나 금융당국은 고파이 출금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량 인출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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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 이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 출금이 지난 16일부터 중단됐다.
이 상품은 고객들이 맡긴 가상화폐를 제네시스 트레이딩을 통해 운용하는 구조인데,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FTX 사태 여파로 신규 대출·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고객 자산도 묶였다.
고팍스는 현재 제네시스에 묶인 고파이 고객 자산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고 있으나, 고팍스 홈페이지에 공시된 고파이 누적 예치금은 4만5000BTC(비트코인) 정도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조원 규모다. 다만 이미 상환이 이뤄진 예치금도 포함돼 현재 예치금 규모는 이보다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팍스 측은 자유형 상품의 출금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고정형 상품을 통해들어온 자금 역시 제네시스 트레이딩에 들어 있다. 고정형 상품은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했고, 출금 지연 이후에는 아직 만기가 도래한 상품이 없다고 고팍스 측은 설명했다.
출금 지연 이후 최초 만기 도래 고정형은 ‘BTC 고정 31일’ 상품으로, 오는 23일 오후 11시 59분 예치가 끝나고, 24일 오전 10시 30분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그전까지 고파이 고객 자산을 상환하지 않는 한, 고정형 상품의 원금과 이자 지급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고팍스에서 일반고객 예치자산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코인런’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금융당국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매일 모니터링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팍스와 전북은행을 통해 시간 단위로 원화와 코인에 대한입·출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현재로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파이 출금 지연이 장기화되면 FTX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전체로 번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 노력도 하고 있다”며 “자산을 맡긴 고객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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